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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버섯 이야기(221): 질병을 유발하는 진균류와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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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감염을 일으키는 토양 서식 진균류, 주의해야 하는 치마버섯, 치명적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 애완견에게 위험한 말불버섯의 포자가루에 대하여 알아 본다.

약용버섯 이야기(221): 질병을 유발하는 진균류와 버섯
 
1.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토양 진균류 세종류

 
사진 1: 현미경으로 본 히스토 진균
사진출처: Histoplasma under a microscopeSmith Collection / Gado via Getty Images
미국의 경우 질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토양 진균류가 과학자와 의료 전문가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널리 미국 전역에 퍼져 있다고 한다. 과거 1950년대와 60년대에 수행하였던 연구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진균류가  미국 어느 특정 지역에만 서식한다고 보고하였으나 현재 과학자들은 이제 그러한 진균류가 미 전역에 퍼져 심각한 폐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결과 최근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라는 전염병에 대한 임상 의학 학술지에 따르면 만일 현재의 의사들이 지난 5, 60년대에 작성한 진균 발생 범위에 대한 옛날 지도에 의존하여 현재도 진균으로 말미암는 질병이 어느 특정 지역에만 국한하는 것으로 믿는다면 심각한 진균 폐 감염의 증상을 잘못 진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균류 연구자들은 미국에서 폐 감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세 종류의 토양 진균류인 히스토플라스마(Histoplasma), 콕시디오이데스(Coccidioides) 및 분아진균(分芽眞菌, blastomyces)을 조사하였다. 건축 건설 작업, 농업 경작 활동, 조경 사업 및 기타 토양을 파헤치는 작업 활동 가운데 토양에 서식하는 진균류의 포자를 공기 중으로 방출하게 된다. 일단 공기 중에 떠오른 포자는 근처 인간의 폐와 호흡기 통로로 진입하게 된다. 건강한 성인과 어린이는 보통 이러한 해로운 진균 감염을 막아낼 수 있지만 노인이나 유아 및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더 많은 감염 피해를 입게 된다.
 
이 균류를 흡입하면 피로감, 열, 기침 및 기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의사들은 이러한 진균류 감염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증상(Covid-19)이나 결핵 또는 세균성 폐렴 같은 다른 질병으로 쉽게 오인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직접 진균류에 의한 질병이라는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질병 통제 예방 센터에서 사용하는 질병 유발 진균류 발생지역에 대한 지도가 작성된 것은 멀리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이러한 진균류에 의한 병력이 없는 일부 지역의 의사들은 진균류로 말미암는 질병 대신 다른 질병 원인에 집중함으로써 오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진2: 분아진균 Blastomyces live in moist soil and in decomposing matter and cause blastomycosis
사진출처: UC Davis Health, News, Headlines: Physicians urged to consider fungal infections as possible
역사적으로 과거 진균류 연구자들은 히스토(histo)라고도 불리는 히스토플라즈마가 주로 미국 중서부와 동부 해안의 일부 지역에 존재하는 반면, 콕시디오이데스는 남서부에 서식하고 분아진균은 중서부와 남부에 서식한다고 생각하였다. 즉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 원인의 토착 진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저기에서 들려 오는 진균류로 말미암는 질병에 대한 이야기와 사례 보고를 바탕으로 최근 진균류 연구자들은 인간이 몰고 온 기후변화와 더불어 세 가지 토양 진균류 모두 특정 지역 밖으로 널리 확장 분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아닌 게 아니라 옛날에 지목하지 않았던 지역의 의사들이 아무래도 진균류에 의한 질병 같다고 진단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세가지 진균류를 더 잘 다루기 위하여 2007년에서 2016년 사이에 미국 전역에서 진균류로 말미암는 질병으로 메디케어(MEDICARE,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의료 보험 제도. 미국 연방 정부가 재원을 조달한다.) 청구한 것을 주소지별로 분석해 본 결과 세 가지 진균류에 의한 질병이 미국 전역에 확산 분포한 것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현재 미국 의료계는 세 가지 진균류가 미국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의사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진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사는 미국에서 폐에 곰팡이 균으로 말미암아 감염되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된다. 그러면 한국에서는 어떠할까? 2018년 한국 세명대학교 임상병리학과의 이장호 등은 해외에서 유입된 두 형태의 진균류에 대한 연구에서 2018년 당시 “해외에서 유입되어 국내에 보고된 두 형태 진균은 Coccidioides immitis가 18예, Histoplasma capsulatum이 5예, Blastomyces dermatitidis가 3예, 그리고 Talaromyces(Penicillium) marneffei 가 4예로 모두 30예의 두 형태 진균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 유행지역에 방문한 경험이 없는데도 한국 내에서 발생한 경우는 “C. immitis가 3예, H. capsulatum이 2예, B. dermatitidis가 1예, 그리고 Talaromyces(Penicillium) marneffei가 1예”로 나와 있다고 한다. 또한 “Sporothrix schenkii 를 제외한 모든 두 형태 진균이 국내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외국의 특정 국가와 한정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 원인의 토착 진균이지만, 유행 지역의 여행 경험이나 호발 지역의 이민 거주자들의 귀국과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해외 유입 감염증의 발생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진균류에 의한 감염병이 증가일로에 있기 때문에 건축 일 하는 사람이나 농업 또는 조경 일 등 토양을 파헤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세 종류의 진균류 외에도 인간에게 알레르기 반응이나 질병을 일으켜 해를 끼치는 버섯이나 균류들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2. 치마버섯도 위험할 수 있다!
 
사진 3: 치마버섯.  어린 것은 식용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용버섯인 치마버섯은 주로 죽은 활엽수(때때로 죽은 침엽수) 위에 돋는다. 기후가 건조하면 말라서 오그라들었다가 비가 오면 다시 살아나 팽창하여 포자를 방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식용에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잘못 먹으면 몸속에서 팽창하여 몸에 이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 버섯을 생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은 생으로 먹은 사람의 입 안과 목구멍에 비정상적인 종양이 있어 검사해 보니 치마버섯이었다고 한다. 사실은 치마버섯의 생명력이 비상하여 가물 때는 말라서 오그라들어 있다가 습기가 있으면 다시 살아나 그 크기가 상당히 커지기 때문인데, 마른 채로 무려 반세기(50년)를 견딘다고 한다. 캐나다의 유명한 버섯학자 Dr. Buller는 유리 시험관 속에 치마버섯을 35년 동안이나 넣어 두었는데 여전히 포자를 생산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진 4: 치마버섯의 주름살 모습
치마버섯으로 말미암는 감염 사례는 알레르기성 기관지 폐의 질환, 폐 안의 진균덩이(眞菌球), 경구개(硬口蓋)의 궤양성 병변, 그리고 손톱 감염 등이다. 이례적인 수막염을 앓고 있던 환자의 뇌척수액으로부터 치마버섯을 분리해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면역 능력이 있는 환자의 진균성 부비강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진균성 부비강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아스페르길루수(Aspergillus 누룩곰팡이)였으나 최근 치마버섯 또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받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치마버섯이 그 원인이었다고 잘못 진단하였거나 반대로 이 버섯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그냥 지나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면역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도 치마버섯으로 말미암는 감염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특히 면역력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치마버섯은 뇌농양처럼 치명적인 침습성 감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3. 가장 무서운 붉은사슴뿔버섯

 
붉은사슴뿔버섯.    Podostroma cornu-damae (Patouillard) Boedijn
미국에서는 돋지 않는 이 귀한 붉은사슴뿔버섯 사진은 우산돌이 구재필님이 빌려주셨다.
트리코테신(trichothecene) 진균류 독소는 여러 진균류에서 생기는 독소로서 특히 식물에 대한 중요한 병균이자 사람과 동물에 대한 감염균인 푸사륨(fusarium)류에서 발생한다. 오직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인도네시아(자바)와 파푸아뉴기니 및 호주 일부 지역에서 돋는 붉은사슴뿔버섯 Podostroma cornu-damae (Patouillard) Boedijn에는 6종류의 트리코테신(trichothecene) 진균류 독소가 들어 있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얼핏 보면 불로초(영지) 유균이나 녹각영지의 모습과 비슷하여 잘못 채취할 가능성이 높은 버섯이다.
 
이 치명적 독버섯을 섭취하였을 경우 관련된 증상으로는 복통, 지각 변화, 백혈구 및 혈소판수 감소, 얼굴 피부 벗겨짐, 탈모,  소뇌 수축 등이 포함 되어 언어장애와 자발적 운동 문제가 발생한다. 또 다른 증상은 급성 신부버전, 간괴사와 파종성 혈관내 응고를 포함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다. 이 버섯을 만지기만 하여도 피부손상을 가져온다고 할 만큼 맹독버섯이다. 
 
이 독소는 사람과 동물에게 매우 위험한 독소로 또한 밀, 귀리, 보리, 옥수수와 같은 곡물이 상했거나 곰팡이가 피었을 때 흔히 발견된다. 북미에서는 해마다 가축들이 중독되고 세계적으로 사람들도 가끔 트리코테신 진균류 독소로 오염된 식품으로 말미암아 중독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중독사건은 이차대전 직후 소련에서 발생하였는데 10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소련에서 이 진균류 독소로 오염된 곡물은 오랫동안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여서 이 진균류 독소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곡물을 다루는 분들은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4. 애완견에게 위험한 말불버섯의 포자가루

 
사진 6: 좀말불버섯.  좀말불버섯은 죽은 나무 위에 돋고 말불버섯은 땅위에 돋는다.
땅 위에 돋는 말불버섯이나 죽은 나무 위에 돋는 좀말불버섯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많이 돋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그 유균의 자실체 내부가 단단하고 흰색일 때 식용할 수 있다. 그러나 포자가 성숙하여감에 따라 자실체 내부가 노란색을 거쳐 갈색이 된 경우에는 식용할 수 없다. 자실체 내부에는 곧바로 방출할 준비를 마친 갈색 포자 가루로 꽉 차 있고 조직도 금방이라도 터질 듯 연하다. 그래서 소나기가 쏟아질 때 비 한방울이 성숙한 말불버섯을 치게 되면 열구가 열리면서 그 순간 100만 개의 포자를 뿜어낸다고 한다.
 
사진 7: 좀말불버섯의 포자가루 날리는 모습

그런데 이 엄청난 양의 포자가루를 다량 흡입한 애완견들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이른바 말불버섯증(lycoperdonosis)이라고 버섯 포자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말미암는 폐 조직의 염증 또는 폐렴을 말한다. 개가 보여주는 폐렴 증상은 열, 호흡곤란과 기관지 분비액이다. 거기다가 코 점막에 산소결핍으로 말미암아 혈액이 암자색을 띄는 청색증이 보이고 백혈구수치가 상승한다고 한다. 애완견에게 위험한 말불버섯의 포자가루가 인간에게는 완전 안전할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을까?    @
 
참고자료:
 
* Sarah Kuta, Fungi That Cause Lung Infections May Be Spreading Across the U.S. Daily Correspondent, Smithsonian Magazine, November 28, 2022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fungi-that-cause-lung-infections-may-be-spreading-across-the-us-180981189/
 
* 이장호, 유성률, 구본경, 문철, 한국의 임상검체로부터 분리된 해외유입 두 형태 진균에 대한 연구, Korean Journal of Clinical Laboratory Science(대한임상검사과학회지), Volume 50 Issue 1, 2018, pp. 29-36 가운데 Abstract(논문 요약) 부분.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810648287068.j
 
*치마버섯의 약효에 대해서는 http://cafe.naver.com/ilovemushroom/1004 참고 할것.

* 치마버섯이 일으키는 질병들에 대하여
http://cafe.naver.com/ilovemushroom/845 참고할 것.
 
* 애완견에게 위험한 말불버섯의 포자가루:야생버섯의 신비(128)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835
 
 * 동남아“노란색 비”에 얽힌 불편한 진실:야생버섯의 신비(130)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846 가운데 붉은사슴뿔에 대한 것.
 
* 위키백과사전, Podostroma cornu-damae(붉은사슴뿔버섯)에 대한 것
https://en.wikipedia.org/wiki/Podostroma_cornu-damae

기사입력시간 : 2023-01-04 00:01:17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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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서식 진균류들#치마버섯#붉은사슴뿔버섯#말불버섯과 좀말불버섯의 포자가루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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