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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이 들려주는 이야기: 야생버섯의 신비(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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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이 들려주는 이야기: 야생버섯의 신비(177)
 
사진 1: 균사체와 함께 있는 흰가루각시버섯 사진
만일 버섯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아마 이런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균류(버섯)는 우리의 조상

당신은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넓디넓은 오래된 숲을 가로질러 하이킹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 위의 오래된 푸른 숲으로 가리어진 차양(덮개)을 찬탄(讚歎)하노라면 이곳에 존재하는 생명과 호흡을 맞추어 심장이 뜁니다. 이 때 갑자기 당신은 주황색을 띤 주름지고 많은 작은 구멍을 가진 썩어가는 통나무와 마주치게 됩니다. 방금 전 느꼈던 찬탄은 혐오감으로 바뀝니다. 아이러니일까요? 당신은 실제로 나무와 다른 식물보다 이 균류와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혐오감을 느끼며 주춤 물러서려고 하였던 생명체는 바로 당신의 조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뿌리(조상)로부터 소원해진 균류체(菌類體 fungal body)이며, 그 우리의 조상과 필연적인 다시 만남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13억 년 전, 우리가 현재 점유하고 있는 북아메리카 땅은 수억 년 전에 존재했던 거대한 로디니아 초대륙(超大陸) 에 속해 있었습니다. 육지 식물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땅은 척박하고 바위가 많았습니다. 로디니아를 둘러싼 하나의 거대한 바다는 시아노박테리아, 녹조류, 균류와 같은 초기 형태의 미생물로 가득했습니다. 단지 지난 수십 년 동안에 발견된 이러한 생명체들 사이의 공생 관계는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현재의 대기 조건과 진화한 모든 생명체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5억 년 전 지상 생명체가 분화하는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빠르게 돌아가 보십시오.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이란 캄브리아기(약 5억 4100만 년 전부터 4억 8500만 년 전까지)에 다양한 종류의 동물 화석이 갑작스럽게 출현한 지질학적 사건을 일컫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난 지질학적 사건으로,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현존하는 생물 문(門 phylum)이 등장하였습니다.(네이버 지식백과)

대략 이 시기에 우리가 균류와 분리하였습니다. 균류는 다세포가 되어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생물 특히 동물과 같은 생명체는 바다로부터 해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하 생명체가 진화함에 따라 엄청난 종의 다양성이 발생하여 오늘날 알려진 500만 종의 균류가 발생한 것입니다.
겉모습은 분명히 다르지만 동물과 균류는 DNA의 절반 이상을 공유합니다. 버섯은 우리처럼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이 두 생물계(生物界)는 같은 영양단계(營養段階 trophic level)에 속합니다. 영양단계란 생태계에서 생물의 역할에 의한 분류 즉 생산자, 소비자 또는 분해자(分解者) 따위를 말합니다. 식물과 달리 균류나 동물은 생산자가 아닙니다. 대신 균류와 동물은 식량 에너지를 기존(旣存) 외부 소스(external source)에서 취합니다. 오늘날 가장 성공적인 항생제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속(屬) 곰팡이 Penicillium이라는 균류에서 파생한 것으로 균류는 박테리아로 말미암아 고사(枯死)하지 않는 균류와 동물이 공유한 병원체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사진 2: 균사체의 모습
 균사체의 놀라운 역할

더윽 놀라운 것은 균사체라고 하는 균류(버섯)의 기본적인 생식 구조에는 우주 전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균사체의 그물망 같은 디자인은 암흑 물질(dark matter 전자파에 의한 통상의 방법으로는 직접 관측이 안 되는 별 사이의 물질. 우주의 질량 대부분이 이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음), 뇌의 신경 연결, 심지어 인간이 만든 인터넷 디자인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균류가 지구의 과거로 깊숙이 파고드는 것처럼 좀 더 흙내 나는 소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향하는 흥미진진한 경로를 제공합니다.

균류는 포자를 통해 번식합니다. 발아하면 포자는 균사(hyphae)라고 불리는 실 모양의 단일세포 구조를 만들고이 균사의 집합적 전체구조 덩어리를 균사체(菌絲體 mycelium)라고 합니다. 흔히 생명의 그물망(網)이라고 부르는 균사체 네트워크는 다른 식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운반하고 전달합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균사체는 사실상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것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땅속에 충만하게 퍼져있습니다. 1입방인치 (2.54cm입방) 토양 안에는 8마일(12.8km) 이상의 균사 세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균사세포는 당신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숲이나 뒷마당에서 하이킹을 할 때마다 감각력이 있는 지하 균사체 매트는 당신의 발길을 감지합니다. 그래서 당신의 작은 발걸음은 나무와 기타 유기 물질의 분해를 불러일으키고 균사체의 동력원을 마련합니다. 민감한 세포막은 영양 잔재를 수집하기 위해 즉시 반응합니다.

이 시스템은 너무 지능적이어서 북미에서 돋는 버섯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큰 생물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 오리건 주 동부에는 거의 2,500년 된 2,200에이커 크기의 뽕나무버섯 균사체 매트가 깔려있습니다. 1,000에이커 크기를 가진 균사체 덩어리에는 우리 뇌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신경 연결이 존재합니다. 균사체의 연결망은 재해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세포 밀도와 민감도는 세포가 접촉하는 새로운 물질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균사체는 주변 생태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함으로써 포식자가 균사체를 먹어치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버섯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의 특징인 “버섯 공포증”(mycophobia)은 저 흔한 균류가 지닌 속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균류학자 Paul Stamets는 인간과 인간의 조상인 균류 사이의 지속 가능하고 상호 유익한 미래를 촉진하는 데 자신의 생애를 바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환경적 불행이 고조됨에 따라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3: 매사추세츠주 바이오블리츠 베이스캠프 연구소의 버섯 식별 스테이션.
사진 크레딧: 위키피디아
 Stamets는 균사체를 가리켜 "지구의 자연 인터넷"(Earth’s Natural Internet)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컴퓨터 인터넷의 발명은 전에 이미 생물학적으로 입증된 성공적 인터넷 모델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믿습니다. 지구는 자체의 이익을 위해 컴퓨터 인터넷을 발명했고, 이 지구상에서 최고 유기체인 우리는 지금 생물권을 보호하기 위해 자원을 배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라고 Stamets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버섯의 여섯 가지 방도”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주장합니다. Stamets의 경우 생물다양성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균류와 동맹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과 균류 사이의 통합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Stamets와 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수행되는 독자적 연구의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폐기물에 포함된 유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하여 환경을 정화하는 기술과 약리학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사진 4: 느타리버섯은 환경을 정화한다.
균사체의 환경정화 능력

Stamets가 Battelle Memorial Institute Laboratories와 협력하여 수행한 그러한 실험 중 하나는 균사체의 치유력을 보여줍니다. 네 개의 유기 물질 더미가 디젤과 석유 폐기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통제 더미 역할을 하여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는 효소로 처리되었고 다른 하나는 박테리아로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더미에 균사체를 접종하였습니다. 6주 뒤 균사체로 처리된 폐기물 더미에는 살아있는 느타리버섯이 들어 있는 유일한 폐기물 더미였습니다. Stamets에 따르면 다른 더미들은 "어둡고 악취가 난다" 하였습니다. 새로 자란 버섯의 포자는 곤충을 유인하고 알을 낳고 유충은 새를 유인합니다.

기름 많은 폐기물 더미로 시작한 것이 균사체로 처리한 뒤 생명의 오아시스가 된 것입니다. 탄화수소 수준은 10,000ppm에서 200ppm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와 비교하여 다른 3개의 더미는 유독하고 생명이 없는 채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점점 더 오염되는 우리의 세계를 자연적으로 재활성화 할 수 있는 균류의 놀라운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버섯의 균사체가 꿀벌을 살린다

균사체의 생물학적 환경정화 특성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중요한 문제인 꿀벌을 구하는 것으로까지 확장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북미 지역의 꿀벌 군체는 농약으로 사용되는 글리포세이트(glyphosates) 및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라는 살충제를 비롯한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말미암아 감소하고 있습니다. 꿀벌의 주요 질병은 날개에 기형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Stamets는 말굽버섯 추출물이 꿀벌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고 꿀벌 날개 기형 바이러스를 단 10일 만에 천 배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Stamets는 이 획기적인 발견 이후에 여러 특허를 출원 중입니다. 삼림 벌채가 증가함에 따라 균사체 서식지가 감소하고 벌 개체수가 감소하며 따라서 꿀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진 5: 구멍장이버섯 사진
균류의 치유 효능

균류는 우리 인간의 조상으로서 우리의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버섯의 놀라운 의학적 특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특정 버섯 종에 존재하는 환각 화합물인 실로시빈이라는 성분은 섭취하거나 소지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버섯의 의학적 연구 결과의 전달 및 수용에 명백한 제한이 있습니다. 법으로 금하는 성분이지만 실로시빈의 통제된 투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및 특정 암 같은 질병 상태에 대해 특별한 치유 효과가 있습니다.

뇌가 실로시빈의 영향을 받는 동안 엄청난 양의 신경 연결이 발생합니다. 이 화합물은 세로토닌 대신 사용할 수 있고 신경 조직 형성을 활성화하여 뇌에서 새로운 경로가 형성되도록 합니다. 어린 시절과 십대 시절에 심한 말더듬으로 불행하였던 Stamets는 버섯 여행 중에 성공적으로 자신의 두뇌를 다시 개선하여 당혹스러운 상태에서 영구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실로시빈과 이와 유사한 엔테오겐(entheogens)은 사용자에게 향상된 공감, 더 큰 용기 및 공포 반응의 확장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공포에 대한 통제된 신경학적 경로의 재설정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이와 비슷한 인지 기능의 확장은 차(茶)로 널리 판매되는 노루궁뎅이 버섯이라고 하는 합법적인 버섯 균주의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Paul Stamets와 같은 생각으로 민속 식물학자 Terrence McKenna는 터무니없으면서도 당신이 궁금하게 여길 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즉 초기 인간이 언어, 상징 및 제의(祭儀) 능력 면에서 다른 동물 종보다 진화한 이유는 실로시빈과 같은 환각제와의 균류적 상호작용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균류 환각제는 언어의 정교화를 담당하는 신경 경로를 강화하여 우리 인간이라는 종을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위치로 이끌었을 것이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보존하기 위하여 과거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음식, 자연,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집필하였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Michael Pollan이 최신 베스트셀러의 주제로 환각성 균류를 언급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도록 길이 들어 있는 우리의 버섯공포증 사회에 균사체를 통합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 장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우리는 Stamets가 말한 것처럼 "생물학적으로 편협 옹졸"하게 되는 것에 저항해야 합니다. 이 복잡한 주제를 더 많이 연구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더 많이 깨닫게 됩니다. 적어도 우리는 균류 조상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 대한 진가 인식을 키워야 합니다. 다음에 하이킹하실 때에는 만나는 이상한 버섯 종과 함께 내려오십시오. 흙은 코로, 버섯은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이 버섯이 5억 년 전에 바로 당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억년 뒤, 그것은 우리 삶의 유일한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자료출처:

Emily Luce, If Mushrooms Could Talk, Living World, Jun 6, 2018 |
https://q.sustainability.illinois.edu/a-fungal-estrangement/ 

기사입력시간 : 2023-03-12 20:34:37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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