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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버섯 이야기(112): 화경버섯의 독(毒)에서 암 치료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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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버섯의 독성분 가운데 일루딘 에스(Illudin S)라는 성분을 화학적으로 변형한것이 이로풀벤(Irofulven)인데 이 물질로 항암제가 개발되어 지금 임상 실험 중이다.

약용버섯 이야기(112): 화경버섯의 독(毒)에서 암 치료약 개발
 
미국 동부지역의 Jack O'Lantern, Omphalotus illudens(Schwein.) Sacc.밝은 주황색을 가진 Jack O'Lantern 버섯의 아름다운 모습.  한국 미기록종이지만 한국에서 돋는 화경버섯과 같은 속이고 그 독성분도 똑 같다.  "할로윈호박색화경버섯"이라고 임시명을 붙여 본다. 
미국 동부지역에는 해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무성하게 돋는 독버섯 가운데 Jack O'Lantern이라고 부르는 버섯이 있다. 할로윈 때 모든 미국 가정에서 집 앞에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주황색 호박의 색깔을 가진데다가 밤이면 유균 주름에서 야광을 낸다하여 붙여진 영어속명이다. 죽은 활엽수(특히 참나무) 그루터기 주변에 다발로 무성하게 돋는 심한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독버섯이다.
 
그런데 이 독버섯의 독성분 가운데 일루딘 에스(Illudin S)라는 성분을 화학적으로 약간 변형시킨 것이 이로풀벤(Irofulven)인데 이 물질이 새로운 암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01년 미국 식약청(FDA)에서는 새로운 암치료제로 임상 실험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이로풀벤은 DNA의 하나로 급속하게 자라는 악성종양 세포분열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차단하여 마침내 그것을 소멸시키는 물질이다. 2002년 텍사스 대학교 암치료연구센터에서 실험 연구한 결과 이로풀벤의 세포 파괴 작용에 정상세포는 최저한의 근소한 반응을 보이지만 악성종양 세포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의 결론은 이러한 이로풀벤의 독특한 이중적 반응 작용이 항암치료제 개발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MGI Pharma 제약회사와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의하여 실시된 제 1, 제 2 단계의 임상실험에서 이로풀벤은 약물저항적인 암을 포함한 악성종양을 축소하는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별히 항암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정지된 췌장암 환자들에게 놀라운 결과를 나타냄으로써 치명적인 췌장암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안겨주게 되었다. 이러한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췌장암 치료를 위한 제 3단계 이로풀벤 임상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식약청의 신속한 검토와 승인은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할로윈호박색화경경버섯(임시명)의 유균. 주로 참나무 그루터기 주변에 다발로 돋는다.
이로풀벤은 그 발견 역사 또한 특이한데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화학 교수인 Trevor McMorris와 같은 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인 Michael Kelner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본래 약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강한 독성을 가진 독버섯의 일루딘 에스(Illudin S)라는 독성분을 변형시켜 얻은 반합성 물질이다. 또 일루딘이라는 독성분들은 50여 년 전 뉴욕식물원에서 당시 Clitocybe illudens(영어이름 Jack O'Lantern의 이전 학명 )라고 부르던 독버섯에서 추출한 것이다. 이 버섯의 영어이름은 Jack O'Lantern.이다. 현재 미국 록키산맥 동쪽에서 돋는 것은 Omphalotus illudens, 서쪽에서 돋는 것은 오렌지색에 올리브색이 섞여있어서 O. olivascens 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돋는 이 두 버섯이 유럽에서 돋는 O. olearius라는 버섯의 북미형인지 아닌지는 아직 논쟁 중이라고 한다.
 
이어서 일루딘 독성분들 가운데 항생물질(1950), 항바이러스 물질(1963), 항암물질(1979)이 들어있다는 것이 계속 발견되었다. 일루딘 독성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에 1950년 뉴욕식물원에서 Marjory Anchel, Annette Hervey, William Robbins 등 세분이 Clitocybe illudens(Schw.)라는 독버섯으로부터 일루딘 에스(Illudin S)와 일루딘 엠(Illudin M)이라고 하는 두 독특한 항생물질을 추출 보고함으로써 시작 되었다. 뉴욕식물원에서는 흥분된 순간이었는데, 1963년 뉴욕식물원에 합세한 Trevor McMoriis 교수는 Marjory Anchel과 더불어 일루딘 에스와 일루딘 엠에 대한 화학구조를 제안하였다.
 
이 글을 쓰는 사람과 할로윈호박색화경버섯
1987년 Trevor McMoriis 교수가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교로 간 뒤 Michael Kelner 교수와 함께 일루딘 독성들을 항암제로 평가 발표하였다. 특별히 일루딘 에스는 인간의 암세포에 대항하여 높은 암세포 죽이기를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일루딘 에스 Illudin S가 시험관 안에서와 생체 안에서 뚜렷한 항암성을 보인 반면에 치료지수는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치료지수란 치료효과를 내는 용량과 중독효과를 내는 용량을 비교 평가해 보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전에는 가장 희망적인 것이었지만 딱딱한 암 덩어리의 경우 일루딘 에스의 치료지수는 별로 높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루딘 에스 로부터 반합성 항암제인 새로운 아킬풀베네스(acylfulvenes)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딱딱한 암 덩어리에 대항하여 눈에 두드러지는 항암성을 지속하면서 일루딘 에스 보다 훨씬 더 강력한 치료지수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 치료지수를 계속 개선하면서 좀 더 효력 있는 항암제로 입증될 것이다. Trevor 교수는 이 물질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였다.
 
2001년 미국 식약청은 이로풀벤에 대한 국제적인 임상실험을 승인함으로써 제 3단계 임상실험에 진입함과 동시에 더욱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약물저항성을 가진 암도 억제하는 희망찬 모습을 보여 주어 특히 더 이상 달리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제한된 치료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 암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다. 부작용은 다른 화학치료제와 다를 것이 없지만 앞으로 항암 치료에 높은 효력을 나타낼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이 버섯은 내리주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잘못하면 역시 내리주름을 가진 식용버섯인 꾀꼬리버섯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꾀꼬리버섯은 지상생이며 색깔이 노란 색이고 주름이 무딘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로풀벤 임상실험 승인 몇 달 뒤 MGI Pharma 제약회사는 제 3단계 임상실험을 중단하였다고 한다. 환자들 눈의 망막에 이상이 오는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2005년 보스톤 암센터에서는 이로풀벤 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이로풀벤은 여러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 임상실험 결과를 계속 평가 중이다. 다른 항암 치료제와 병행할 때 좀 더 호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어느 항암치료제나 인간에게 사용할 때 그 효력과 안전 둘 다 갖추어야 한다. 이 목적을 위해 Jack O'Lantern 이라는 독버섯의 독으로부터 추출한 이로풀벤 이 암 치료약으로 완전 승인 받기 까지 멀고도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오직 시간과 임상실험 노력이 그 일을 조속하게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참고문헌: 이 글은 Fungi, Vol. 1, No. 1: Spring 2008, pp. 18-20에 실려 있는 Elinoar Shavit, "Irofulven-Halloween Trick or a Beacon of Light을 초역하면서 다른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기사입력시간 : 2017-04-27 09:54:42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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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버섯의 독#Jack-O-Lanten#일루딘S#이로풀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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