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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균(Polypore) 버섯 이용의 역사: 야생버섯의 신비(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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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균 버섯들은 식용으로 이용(덕다리버섯, 잎새버섯, 떡버섯 등)하기도 하고 많은 약용버섯의 경우 자양강장제나 면역력강화 또는 질병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도 여러 용도로도 이용한다.

다공균(Polypore) 버섯 이용의 역사
야생버섯의 신비(168)
 

다공균 버섯들은 식용으로 이용(덕다리버섯, 잎새버섯, 떡버섯 등)하기도 하고 많은 약용버섯의 경우 자양강장제나 면역력 강화 또는 질병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도 아래와 같은 용도로도 이용한다.
 
부싯깃으로 사용하는 말굽버섯
1. 불을 일으키는 부싯깃으로 이용

야생버섯을 관찰하는 야생버섯 애호가들 사이에 영어 이름으로 False Tinder Fungus(유사 또는 가짜 부싯깃버섯)라는 것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흔히 돋는 말굽버섯(Fomes excavatus =Fomes fomentarius)이다. 그런데 어째서 false(유사 또는 가짜)라는 말을 붙였을까?

본래 이 말굽버섯은 차로 달여 마시거나, 부싯깃으로 사용하든지 또는 가루를 내어 지혈제로 사용해 온 역사가 꽤 오래된 버섯이다. 1991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 근처 이탈리아 쪽 알프스 산꼭대기에서 5,300년 전 빙하 석기시대의 인간으로 추측되는 냉동인간(Iceman)의 미이라가 발견되었는데, 그 사람의 손 주머니에서 말린 말굽버섯 쪼가리들이 나왔다고 한다. 그 냉동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불을 만들기 위하여 그 버섯을 부싯깃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물론 약용으로도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말굽버섯은 성냥이 발명되기 전까지 부싯깃으로 사용해 온 것은 물론 한 번 불이 붙으면 꺼지지 않기 때문에 옛날 불을 보관하거나 불을 이동할 때 또는 불쏘시개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말굽버섯을 가지고 불을 일으켜 보면 불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고 한다. 불을 잘 일으키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전 준비조치가 필요하다. 말굽버섯의 조각을 물에 끓이거나 나무 잿물 속에 담갔다가 젖은 버섯 조각을 마른 나뭇재 속에서 가볍게 두드린 다음 이리저리 굴려서 더욱더 부드럽게 만들어 말려야 불꽃이 쉽게 옮겨붙어 불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러한 사전조치가 없다면 불을 잘 일으킬 수 없기 때문에“가짜” 부싯깃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복잡하여 실용성이 적고 야생에서 급히 불이 필요할 때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버섯이다.

그런데 한 번만 그어 불꽃을 일으켜도 아주 쉽게 불을 일으킬 수 있는 버섯이 있다. 그 버섯은 바로 세계 도처에서 약용으로 귀하게 사용하는 차가버섯(Inonotus obliquus)이다. 자작나무에 종양처럼 돋는 시커먼 목탄처럼 생긴 버섯이다. 불꽃(spark)을 한 번만 그어 튕겨도 금방 불이 붙는다. 그래서 차가버섯을 영어 이름으로 True Tinder Fungus라고 부른다. 진짜 부싯깃 버섯이라는 뜻이다.
 
차가버섯 두 덩이.  차가버섯은 부싯깃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메릴랜드 주 서북쪽 끝머리 Friendsville 이라는 시골에 있는 하딩인삼농장(Harding Ginseng Farm)을 방문하였을 때, 장뇌삼이나 자연산 천종삼은 물론 인삼으로 만든 여러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쓰가불로초나 차가버섯 같은 약용버섯도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차가버섯은 미국에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아 사진 좀 찍자고 하니 커다란 두 덩이를 내어 준다. 사진 촬영이 끝났을 때 하딩씨는 차가버섯을 일명 라이터(Lighter)라고 부르기도 한다면서 차가버섯을 한 줌 뜯어내더니 자기 라이터로 불을 붙여 보여준다. 금방 불이 붙어 뭉근히 연기를 내면서 타기 시작하자 입김을 훅 불어 넣으니 불길이 솟아오른다.

차가버섯을 부싯깃으로 사용하면 차돌에 쇠붙이를 단 한방만 긁어 쳐도 스파크(불꽃)가 붙어 곧장 불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래서 “진짜”부싯깃버섯(True Tinder Fungus)이라 부르는 것이다. 차가버섯은 불을 일으키기 위하여 말굽버섯처럼 복잡한 준비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자작나무에서 차가버섯을 떼어내어 말리기만 하면 “준비 끝!”이다.

이렇게 말굽버섯이나 차가버섯 말고도 자작나무버섯(Fomitopsis betulina =Piptoporus betulinus 속변경), 진흙버섯(Phellinus igniarius), 침엽수불로초(Ganoderma tsugae 쓰가불로초), 잔나비불로초(Ganoderma applanatum) 외에도 여러 다공균 버섯들도 부싯깃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 김병만처럼 살아남기(survival)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이상 원시적 방법으로 불을 일으키는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여름철 캠핑 나가서 성냥이나 라이터 등 아무런 장비 없이 불을 지필 때 시도해 볼 일이고, 예기치 않는 사고로 조난당하였다면 사정이 좀 다를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말굽버섯이나 잔나비불로초 또는 다른 두터운 다공균 버섯에 식용유를 부어 한쪽 끝에 불을 댕기면 몇 시간 등잔불 대용으로 불을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이다. 램프도 없고 건전지 불도 없을 때 한 번 시도해 봄직한 일이다.
 
자작나무버섯은 태워 연기로 벌을 쫓는데 이용하거나 이발사들이 면도날 세우는 데 이용하기도 하고 바늘꽂이로도 이용한다.

 

2. 양봉업자들이 연기를 내어 벌을 쫓기 위해 이용

향기 좋은 자작나무 버섯의 연기는 꿀벌들을 마비시킨다고 한다. 양봉업자들뿐만 아니라 꿀벌을 키우는 이른바 “자연인”들도 디공균 버섯들을 이용하여 꿀을 채취할 때 사용해봄직도 하다.

3. 옛 샤먼이나 치유사들이 치유의식(治癒儀式)에 이용

악령과 질병을 쫓아내는 의식에서 말굽버섯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샤먼(shaman) 또는 치유사(medicineman)들이 치유의식에서 여러 버섯 가운데 특히 광대버섯을 사용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4. 이발사들의 면도날 세우기에 이용 및 미용에 이용


자작나무 버섯은 가죽 같아서 면도날이나 칼날을 세우는 데 사용하였다. 또 말린 자작나무 버섯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섞어 거친 세안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현재 집사람은 구름송편버섯의 미백효과가 있다 하여 실험 삼아 구름송편버섯 달임물을 세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계속 얼굴이 하얘졌는지 물어서 대답 곤란 중)
 
5. 바늘꽂이로 이용

마른 자작나무 버섯을 엎어 놓고 바늘꽂이나 바느질용 핀 꽂이로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 공작 시간에 이러한 용도로 다공균 버섯을 사용해 보면 재미도 있고 학생들 호기심도 자극하고 좋을 것이다.
 
해면버섯. 우리 집 앞 스트로브잣나무 밑동 언저리에 돋은 것. 천연염색에 이용한다.

6. 천연염색에 이용

해면버섯(Phaeolus schweinitzii)은 담황색, 황금색, 갈색, 초록색 물감을 들일 수 있다. 그래서 영어이름이 Dye Maker’s Polypore 또는 Dyer’s Polypore라고 한다. 또 반달버섯(Hapalopilus rutilans)은 예쁜 보라색으로 염색할 수 있다. 단 조심, 다공균 버섯 가운데 반달 버섯은 거의 유일하게 치명적 독버섯이다!
 
반달버섯. 다공균 버섯 가운데 유일한 독버섯이다.

7. 무연담배 대용(代用) igmik(blackbull)으로 이용

북미 원주민들 특히 알래스카의 원주민들은 진흙버섯 태운 재를 알칼로이드 성분을 지닌 나뭇잎에 싸서 씹는 담배처럼 무연담배를 만들어 씹음으로써 니코틴 효과를 상승시킨다고 한다. 현재 무연담배 제품은 화학 약품을 첨가하여 만들지만 igmik은 천연 제품이라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니코틴 중독과 건강 문제가 크다고 한다.
 
8. Amadou로 직조(織造)에 이용


Amadou란 말굽 버섯에서 나오는 스펀지 같은 섬유를 말하는데 불을 낼 때 부싯깃의 습기를 빨아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서 불을 만들 때도 사용하지만 플라이 낚시할 때 파리 미끼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에도 사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놀라운 것은 펠트나 스웨드 가죽 같은 천을 만들어 모자, 지갑 등을 만드는 데 인조가죽처럼 이용한다. 말굽버섯을 납작하게 두드려 삶거나 질산염 용액에 담가 낸 뒤 다시 부드럽게 두드려서 납작하게 만든 다음 말려서 사용한다.
 
구름송편버섯은 종이를 만드는 데 이용하기도 하고 불루진 복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도 이용한다.

9. 3균사형 다공균(trimitic polypores)의 이용

3균사형 다공균이란 일반균사와 결합균사 및 골격균사가 함께 들어 있는 조직을 가진 다공균을 말하는데 구름송편버섯이나 테옷솔버섯 따위를 가리킨다. 이 조직을 가지고 천연 미독성(未毒性) 선물포장지, 쪽지카드, 벽 장식품 등을 만든다. 구름송편버섯의 효소는 블루진을 만들 때 표백 및 천을 부드럽게 만들거나 낡은 옷처럼 보이는 데님을 만들 때 이용하기도 한다.
 
아리조나 피닉스 어느 교회의 장식품으로 이용한 조개껍질버섯

10. 집 장식품으로 이용

여러 해 전 경기 화성 지방 어느 식당에 갔더니 불로초(영지)들이 아름답게 붙어 있는 나무를 잘 다듬어 기둥으로 삼아 집을 지었는데 눈을 휘둥그레하게 떠서 구경할 만큼 너무나 멋진 장면이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잔나비불로초의 영어 이름을 Artist’s Conk라고 하여 흰 자실층 위에 정교한 펜화를 그려 집 장식용으로 사용한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그 흉내를 내어 몇 가지 집 장식품을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11. 지구 다시 살리기에 이용


이 점에 대해서는 아주 긴 이야기가 필요한 주제이기도 한데 잔나비불로초는 구름송편버섯과 함께 독극물로 오염된 목질(木質)이 풍부한 지역 환경정화에 이용한다고 한다. 특히 다공균 버섯들도 중금속 흡수제(heavy metal absorbants)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잎새버섯이나 덕다리버섯은 수목(樹木)에 기생균 침입을 방어해 준다고 하여 방제용으로 이용한다. 불로초(영지)는 방사선 독극물을 흡수한다.
 
잔나비불로초는 구름송편버섯과 함께 환경정화에도 이용한다.

참고자료:
* Alan E. Bessette, Dianna G. Smith & Arleen R. Bessette, Polypores and Similar Fungi of Eastern and Central North America, Austin: University of Texas Press, 2021, pp.8-10. “Historical and Contemporary Uses of Polypores,” “Other Uses” and “Polypores as Food”
* 부싯깃으로 사용하는 버섯 이야기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1106

* 버섯의 다양한 용도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8

* 버섯으로 지구 다시 살리기(Mycorestoration)
https://cafe.naver.com/ilovemushroom/46
 
 

 

기사입력시간 : 2022-01-29 20:35:12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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