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버섯 이야기(187): 댕구알버섯(대형말징버섯)

약용버섯 이야기(187): 댕구알버섯(대형말징버섯)

 

​댕구알버섯(대형말징버섯) Calvatia gigantea(Bat.: Pers.) Llyod영어이름 Giant Puffball

댕구알버섯은 대형 버섯으로 보통 20-38cm 크기를 가지고 있고 가끔 50cm 크기 이상으로 크기도 한다. 어릴 때는 둥그렇다가 성숙하면 다소 납작해진다. 땅위에 돋고 줄처럼 생긴 균사속으로 뿌리 내리듯 땅에 박혀 있다.
 
포자주머니는 표면이 흰색-크림색으로 매끈하고 부드러워 사슴 가죽 같고 노균이 되면 표면이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포자덩이는 처음에 흰색으로 부드럽고 차차 노란색을 거쳐 황록색-녹갈색으로 된다.
 
발생: 7월-10월에 걸쳐 숲속 땅 위에, 초지, 공원, 골프장 위에 홀로 돋거나 흩어져 돋고 그룹으로 돋기도 한다.비교적 흔한 편이다.
 
식용여부: 어릴 때 포자덩이가 희고 단단하면 식용할 수 있고 댕구알버섯의 속살은 꼭 두부같이 생겼고 튀기면 마치 두부를 튀긴 것과 같다고 한다.
 
참고: 성숙한 뒤 흔히 잿빛빵곰팡이(Syzygites megalogarpus, gray bread mold)가 핀다고 한다.
 

댕구알버섯은 성숙해 가면서 납작해진다.

댕구알버섯의 속명 Clavatia 는 라틴어에서 온 것으로 “민둥민둥한 물체”(a bald object)를 뜻한다. 댕구알버섯의 외양이 둥글고 민둥민둥한 모습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종명 gigantea란 “커다란, 대형의”(giant)라는 뜻이다.
 
댕구알버섯은 보통 축구공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큰 것은 1877년 뉴욕 주에서 발견된 것으로 지름이 162.5cm나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1987년 캐나다에서 발견된 것으로 그 지름이 2.5m가 넘었고 무개도 자그마치 216kg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큰 버섯은 영어이름이 Giant Puffball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통상 댕구알버섯 또는 대형말징버섯이라고 한다.
 
캐나다에서 발견한 댕구알버섯의 포자수는 대략 10x25제곱으로 추산하였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축구공만한 것들이 여러 개 모여 돋은 것을 본 적이 있다. 250g되는 댕구알버섯이 생산하는 포자수는 보통 70억 개나 되는데 만일 이 포자가 모두 발아하여 축구공만하게 다 자란다면 모두 합쳐 거의 지구보다 800배나 더 클 것이라는 계산이다. 
 

댕구알버섯은 땅위에 홀로 돋거나 그룹으로 돋는다.

댕구알버섯의 전통의학적 사용
 
인도네시아에서는 댕구알버섯을 종기(swellings) 치료에 사용하였다. 댕구알버섯을 식초에 섞어서 염증이 생긴 부위에 발랐다. 물론 뎅구알버섯을 수렴제 혹은 지혈제(styptic)로 생각하였고 댕구알버섯의 자실체를 기름에 섞어 도찰제(塗擦劑)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또 댕구알버섯을 흔히 고약에 섞어서 치질 치료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핀란드에서는 말린 댕구알버섯을 만성 설사병을 가진 송아지에게 먹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댕구알버섯의 포자가 적갈색으로 성숙하였을 때 그 포자가루를 채취하여 꿀에 섞어 인후염, 기침, 그리고 편도선염(tonsillitis)과 후두염(laryngitis)을 포함하여 각종 염증 치료에 사용하였다. 또 댕구알버섯을 차(茶)로 달여 생리조절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박완희 선생에 따르면 댕구알버섯이나 말불버섯에는 지혈 소염 효능이 있고 또 항진균 작용이 있어 한방에서 감기, 기침, 인후염, 외상출혈, 편도선염에 이용한다고 한다. 또 일본에서는 지혈제 함염제로 시판한다고 한다. 
 
댕구알버섯으로 만든 팅크제(tincture)는 여러 신경병(nervous affection) 치료용으로 사용해 온 역사가 깊다고 한다. 
 

제일 큰 것은 땅에서 떼어내어 뒤집어 놓은 것.

댕구알버섯의 현대의학적 사용
 
화학성분: 댕구알버섯을 태운 재를 분석해 보면 인산나트륨 72%, 알루미늄 16%, 마그네슘 3%, 유기 규산 0.44%, 그리고 미량의 금이 들어있다. 또한 댕구알버섯의 포자에는 고도의 아미노산, 요소(尿素), 에고스테롤, 칼바신 calvacin, 겜마테인 gemmatein, 다당류와 지방질이 들어 있다. 특히 내용물은 리아신, 티로신, 아스파라긴, 글루타민과 함께 그 함유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지혈작용: 중국에서 현대 의학적으로 댕구알버섯 포자로 467명의 수술환자 98% 지혈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항균, 항진균작용: 댕구알버섯은 소포자균속(小胞子菌屬) Microsporum boulardii균과 질염 등을 일으키는 자연발생 세균인 Candida albican 및 여러 종류의 곰팡이균 Aspergillus에 대한 항균 또는 항진균 작용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댕구알버섯 포자에는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시험관 내에서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간균, Proteus속, Pseudomonas속 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다.
 
댕구알버섯의 분자는 소아마비와 독감 바이러스에 효험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항종양 작용: 오클라호마대학교 연구 결과 댕구알버섯은 항종양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특히 칼바신 calvacin 성분은 쥐의 Sarcoma 180 암 성장에 대한 항종양 작용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다른 암 연구자들도, 칼바신 성분이 sarcoma 180, 유선암 mammary adenocarcinoma 755, 백혈병leukemia L-1210, HeLa cancer 암세포에 대한 억제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큰 것은 보통 축구공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20년 11월 한국의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댕구알버섯에서 유방암세포의 생장을 억제하는 천연물질과 새로운 골격의 신규 스테롤 천연물질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 공동 연구팀은 댕구알버섯의 천연물질로부터 에스트로젠 수용체 양성 유방암세포의 생존력이 감소하는 효능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이 물질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반응해 생장하는 유형의 유방암세포 호르몬 치료 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역력 증진작용: 뿐만 아니라 위의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신규 스테롤 천연물질의 경우 비타민 D 흡수에 도움을 주는 에르고스테롤 합성과 관련성이 높아 면역력 증진 효과가 기대된다.
 
성기능 개선작용은 미약(微弱): 그리고 항간에 떠도는 댕구알버섯이 남성 성 기능 개선에 효과가 높다는 속설로 말미암아 고가에 거래되던 댕구알버섯의 효과 규명을 위해 약학대학 연구팀과 연구를 수행한 결과 댕구알버섯으로부터 분리된 추출물의 성 기능 개선 효능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의 사항: 댕구알버섯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독성평가와 안전성 검증. 임상 시험이 필요한 만큼 특정 질병 치료에 대한 높은 기대는 아직 섣부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암환자가 복용할 경우 반드시 담당 전문의, 전문 약사와 상의해 치료목적의 약과 혼용할 때 부작용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참고자료:
 
* 고형석 대전CBS 기자, ‘댕구알버섯' 새로운 유방암세포 억제물질 발견…성기능 개선 효과는 미약, 2020-11-09 https://www.nocutnews.co.kr/news/5443657
 
* Robert Rogers, The Fungal Pharmacy: The Complete Guide to Medicinal Mushrooms and Lichens of North America, Berkeley, Calif.: North Atlantic press, 2011, pp. 75-84.
 
* 박완희, 한국약용버섯도감, 서울:교학사, 1999, 2003 재판, 5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