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www.jadam.kr 2005-04-29 인천에서 비행기로 1시간, 청도 공항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수광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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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하동 그 언저리에서 중국 최대 채소 생산지에서 열리는 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를 살펴보기 위해 자농몰의 조태용 팀장과 함께 청도(靑島)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박람회의 많은 농민들과 전시규모는 중국 농업의 역동적인 발전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1편에서는 중국 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의 모습을, 2편에서는 수광시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산동성 농산물 유통을, 3편에서는 청양(城陽)의 재래시장과 청도의 중심에 위치한 대형 쇼핑센터인 JUSCO(쟈스코)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판매 및 소비 형태를 살펴보기로 한다. 사진과 현장에서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사실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 ⓒ www.jadam.kr 2005-04-29 일본과 한국에서 우수한 품종을 도입하여 품질 향상을 통한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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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중국 유일의 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를 가다.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내립니다. 평소에 비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광경은 흔히 볼 수 없다고 하니, 이는 아마 우리를 환영하는 인사인 듯합니다. 30위엔(약 3900원)의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전시회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시회장을 가득 메운 인파와 건물의 규모에 놀랐습니다. 온통 붉은 색으로 수놓은 전시장 중앙에 거대한 '정립(鼎立)'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 www.jadam.kr 2005-04-29 [ 손병홍 ] 박람회장 정면에 위치한 정립. 정립은 고대 중국 왕권의 상징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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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는 2000년 이래로 매년 4월 20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중국 유일의 국제 채소 박람회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 읍면과 같은 수광시에서 국제 박람회가 열리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 행사에 러시아, 미국, 일본, 한국 등 수십 개국의 대사들이 초청되고 2만 여명이상이 참석하는 개회식은 전국에 생중계된다고 합니다. 중국의 농림부, 과학 기술 부처, 경제 부처들이 협심하여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맞고 있는 중국의 주요 박람회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 ⓒ www.jadam.kr 2005-04-29 [ 손병홍 ] 호박, 토마토,여러 채소들을 이용하여 이런 전시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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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새로운 품종, 농업기술, 생산방식이 한자리에 총 40,000㎡의 면적과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는 7개의 홀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장에는 300여 업체가 참가하여 수십 종의 채소, 과일, 종자를 전시하고 홍보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방울토마토만 하더라도 형형색색으로 품종만 20종이 넘습니다. 또한, 희귀하거나 대형으로 재배된 호박, 고추, 피망, 가지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각종 채소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동물과 집, 수목들을 장식하여 전시장을 찾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 ⓒ www.jadam.kr 2005-04-29 [ 손병홍 ] 매운 맛보다는 단 맛이 강한 중국 풋고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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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세계 50여국과 중국 내 30여 지방에서 농민, 일반인, 바이어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수많은 연구기관들의 기술력을 총 동원하여 맛과 품질로 일본과 우리 시장을 휩쓸겠다는 의도를 박람회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종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한 종묘업체 직원의 말은 먼 미래가 아니라 그것이 이미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 ⓒ www.jadam.kr 2005-04-29 세미니스, 한국의 농우 바이오, 일본의 큰 종묘 기업들이 이미 중국 시장을 잠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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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농산물 생산이력 시스템의 도입으로 박람회장을 둘러보며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무공해(친환경 농산물) 표시가 되어 있는 농산물이 아이스박스에 담겨 있는 한 부스를 발견했습니다. 이 부스는 무공해 농산물의 생산이력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별거 아니겠지 하는 생각은 금방 머리에서 지워졌습니다. 오이에 찍혀있는 고유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자 생산지, 생산자,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병충해 등에 관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광시, 청주시, 안구시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조성되고 있는 유기농업 단지는 농가별로 생산하는 우리와는 달리 기업에 의해 대규모로 재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IFOAM(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의 인증과 생산이력시스템의 결합은 중국 내의 친환경농산물 소비보다는 한국, 일본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할 목적이 더 강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무공해 농산물에 대해서는 3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
 | ⓒ www.jadam.kr 2005-04-29 작년에 70만명이 전시회장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갈수록 행사 규모가 커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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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찾는 관람객은 농민, 학생, 교사, 주부, 기업가 등 다양했습니다. 새로운 품종과 농업 기술을 접할 수 있고,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매년 이 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집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 중국 농업의 현주소를 알기 위해 견학을 나온 학생들. 매년 70만 명이 운집하는 이 박람회는 점점 그 규모와 위상이 높아질 것입니다.
 | ⓒ www.jadam.kr 2005-04-29 시설하우스에서 가지 농사를 짓는 그는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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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광시에서 열리는 것일까... 왜 수광시에서 열리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산동성 중부에 위치한 인구 백만의 도시입니다. 40여분 거리에 산동성 최대 농산물 집산지의 하나이며 중국 농업 산업화의 발상지인 유방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농업 생산 능력, 농민 조직화, 농업 과학화의 선두 주자로 밀, 옥수수의 주산지이며 사과, 배, 포도, 감, 밤 등의 주요 산지입니다.
남으로는 상해, 북으로는 북경과 만주까지 엄청난 물량의 농산물을 집산하여 전국으로 보내는 최대 도매 시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변변한 호텔 하나 없었던 이 시골 도시에 신라 호텔만한 별 다섯 개의 호텔이 들어서고, 공장 하나 없어 경제가 죽었던 이곳이 언제부턴가 온갖 네온사인으로 번쩍인다고 합니다. 국제 채소 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수광시는 바로 중국 농업의 얼굴이라 할 수 있습니다.
 | ⓒ www.jadam.kr 2005-04-29 여러 과채류를 이용해 배를 만들었다.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농업을 형상화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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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채소 집단지로 성장 수광시로 들어가는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과 줄지어 늘어선 비닐하우스의 행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우리와 다른 무가온 비닐하우스가 많습니다. 햇볕을 받는 북쪽 면과 양 옆을 2~3m 높이의 흙벽 또는 시멘트벽으로 쌓고, 쇠파이프 대신에 대나무 구조물로 5~6m폭으로 지은 무가온 비닐하우스가 끝도 없이 펼쳐진 농경지위에 빗살처럼 촘촘히 줄지어 서 있습니다. 산둥성은 중국내 시설하우스의 절반(47만여ha)을 점유합니다.
2편에서 다룰 수광시 채소 도매시장은 이 시설하우스의 확대에 힘입어 하루가 다르게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선보이고 연간 4조 4,800억 원이 거래될 만큼 중국 최대 도매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광시 농업지대는 시설채소 뿐만 아니라 화훼, 무공해 농산물 시범단지, 다국적 기업 종자생산단지 등의 조성으로 도시 전체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친환경, 과학, 미래를 주제로 세계의 농업 중심을 꿈꾸다수광시 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의 주제는 인간의 삶과 건강을 위한 친환경(Green), 과학(Science) 그리고 미래(Future)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채소 품종과 발전된 재배 기술, 세계 채소 생산 시스템 발달을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이 박람회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철저히 준비해 나가는 공무원들과 자본의 매력을 알아버린 농민들의 노력이 절묘하게 어울러져 중국 농업은 마치 괴물처럼 성장하고 있습니다.
청도로 돌아오는 길에 내년에는 더욱 달라진 모습으로 열릴 국제 채소 박람 전시회를 예상해 보며 중국 기행 첫 날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관련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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