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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과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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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이광구 소장

www.jadam.kr 2016-03-09 [ 자연을닮은사람들 ]

1976넌 농촌지도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어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마감하는 40년의 세월! 항상 농업현장의 한복판에 있고자 했다. 그 40년 중 친환경농업에 몰두한 것이 23년. 그 세월 동안 현장에서 보고 듣고 체득한 것들을 서술해 보려 한다.

1. 경쟁력을 잃으면 이제는 사라진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논밭에서 주로 재배되던 작물 중 경쟁력을 잃어 겨우 명맥만 이어가는 보리, 콩, 뽕나무(누에) 등이 있다.

최근 쌀, 고추, 포도 등의 재배면적 감소와 가격하락 추세를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보리, 콩, 누에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 쌀 재배면적 : 1,262,000ha(1987년) → 799,344ha ⇒ 36.7% 감소

- 포도 재배면적 : 292,000ha(2000년) → 16,300ha(2014년) ⇒ 44.2% 감소

- 고추 재배면적 : 45,360ha(2013년) → 34,514ha(2015년) ⇒ 23.9% 감소

보리, 콩, 뽕나무(누에)를 포기할 때만 해도, 그때는 시설채소, 과수 등 대체작목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재배하고 있는 쌀, 고추, 포도 그리고 시설하우스에서 주로 재배 되는 토마토, 수박, 오이, 딸기, 멜론 등의 작목들이 경쟁력이 없어져 포기해야 한다면 대체할 작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블루베리 아로니아 왕대추 이것들이 경쟁력을 유지 또는 지속시켜 줄 수 있을까 그러나 결론은 ‘없다’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농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원인은 소비자의 품목 선호도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아니라 지속적인 생산비의 증가와 10년 전 또는 20년 전이나 거의 같은 시장가격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경쟁력을 이야기한다면 그래도 농업인 각자가 지금 재배하고 있는 작물이 가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작목이다. 따라서 현재 재배하고 있는 작목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농업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농업은 포기할 수 없다. 직면한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하여 지속가능하게 하는 길은 없을까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길은 있다. 그것은 현재 재배하고 있는 작목에 친환경을 접목하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가 생산한 것만을 선택하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2. 친환경농업은 목적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다.
소비자와 고객의 의미를 구분하지 못하고서는 친환경농업은 의미가 없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누구이든 개의치 않고 구매하는 것에 반해 고객은 특정한 누가 생산한 것만을 고집한다. 즉 고객이란 단골손님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앞으로 경쟁력의 지속 가능여부는 생산이 아니다. 유통에서 결정된다. 유통 중에서도 선별이나 포장, 수송 등 물류시스템의 현대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생산한 농산물만을 고집하는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고, 그 충성도가 얼마나 견고한가에 달려 있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이 아니라 특정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농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작목 선택 시점에서 누구에게 팔 것인가 구매해 줄 대상을 특정하고 판매가격을 사전에 정한 후 시작하는 농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 줄 고객의 떠올리며 농사를 짓는 생산자, 생산과정에서 정성을 담아내는 농업인을 떠올리며 밥상을 대하는 소비자. 이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농업! 이런 농업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통시장을 가보면 우리의 농업의 미래상이 보인다. 그 곳에서 구매하는 농기구, 의류, 생활용품들 중 우리의 것이 얼마나 될까 그곳에서 유통되는 마늘, 생강, 고추, 브로콜리. 당근 등 농산물은 우리 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금도 공영도매시장이나 대형마트에 취급되는 수입농산물은 이미 우리 농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공영도매시장과 대형마트의 10년 후의 모습의 어떨까 그것은 오늘의 전통시장 모습처 럼 우리 농산물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공영도매시장이나 대형마트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농업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고객화된 소비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생산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택배 등을 통한 직거래 형태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그래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알고 있어 농산물의 품질뿐 만이 아니라 생산자의 마음과 정성을 전달되는 농업만이 미래농업의 주인이 될 것이다.

친환경농업은 정성과 믿음을 담아내는 농업이고 소비자와 마음을 나누는 농업이다. 따라서 아무나 생산한 농산물이 아니라 오직 내가 생산한 농산물만을 선택하게 하는 수단으로써 친환경농업은 유용하다.

기사입력시간 : 2016-03-09 13:34:30

이광구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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