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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사, 5년만 참으면 돈번다’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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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이광구 소장

친환경농업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농업이 아니다. 정부에서도 친환경농업을 확산하기 위하여 친환경직불금제도 ․ 농자재 지원 ․ 교육 지원 등 각종 유인책을 쓰고 있는 것도 친환경농사가 결코 쉽지 않은 농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만큼의 참여농가가 증가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친환경농업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농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친환경경사, 5년만 참으면 돈번다’라는 기사를 2009년도 농민신문에서 보게 되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에 재배에 나선 농가는 초기 5년간 소득이 일반 농가보다 6.8% 낮았지만, 5~10년 미만은 11%, 10~15년 미만은 22.3%, 15년 이상은 14% 높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나에게 다가온 ‘5년’이라는 기간의 의미는 친환경농업은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익숙한 화학자재를 쓰지 않고 병해충을 제어하고 생육과정을 관리해가는 새로운 농법을 익히고 경험하면서 적응해 가는데 필요한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 다음의 기사를 접하는 순간 나의 인식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2011년 1월 27일자 한겨레 신문의 기사에는 식물도 미생물과 소셜네트워킹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식물이 해충이나 세균에 공격을 받으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나는 냄새를 풍겨 다른 식물에게 경고를 준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곤충에게 공격을 받으면 뿌리 주변의 유용한 미생물에게 신호를 보내서 그 미생물들을 가까이 끌어들여 자신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내용이었다.
1990년 무렵부터 친환경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친환경농가들을 접해 왔다. 이들 중 나름대로 농사를 잘 짓고 있는 농가들에게서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들 중 하나는 토양의 상태가 부드럽고, 지렁이와 두더지 등 다양한 토양생물의 개체수가 많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농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발효시켜 시비 또는 병해충 구제에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농업부산물이나 남은 음식물을 발효시켜 반복적으로 엽면살포 하거나 토양에 공급함으로써,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의 지속적인 투입으로 미생물이 죽어나간 빈자리에 다양한 미생물을 채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발효된 퇴비나 배양액의 지속적인 공급은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을 가져와 작물이 단절 없이 미생물과 ‘소셜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생태환경을 조성해 주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 건강한 토양 생태계 균형이 친환경농사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친환경농사를 하면서 참아내야 하는 이 ‘5년’이라는 기간은 과학이라는 이름을 빌어 무분별하게 남용해 온 화학농약과 화학비료에 의해 황폐해진 토양 생태계를 다양한 미생물이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토양 생태계로 복원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기사입력시간 : 2016-04-20 11:01:03

이광구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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