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버섯 이야기(91): 꽃송이버섯

약용버섯 이야기(91): 꽃송이버섯

꽃송이버섯에 대한 과학적 분류체계가 정리되어 있는데도 현존하는 미국 버섯도감들은 물론 학문적인 문헌에 조차 꽃송이버섯류(Sparassis spp.)에 대한 학명기재가 많은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DNA 검사결과에 따라 꽃송이버섯은 대체로 7종이 분류되었고, 한 종류가 아직 설명되지 않고 있다 한다. 그 7종류 가운데 북미에는 3종류의 꽃송이버섯이 돋고 있고, 한국에서는 오직 한 종류만 기록되어 있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 돋는 꽃송이버섯 Sparassis spathulata(Schwein.) Fr. 1828

1. Sparassis spathulata(Schwein.) Fr. 1828

역시 미국 동부지역에서 돋는 꽃송이버섯.

땅에 묻혀있고 가지를 치는 기부로부터 테 모양의 무늬를 가진 규칙적이고 납작한 부채꼴의 갓이 물결치듯 수직으로 많이 돋아난다. 특징은 균사의 세포와 세포 사이의 꺽쇠모양을 가진 연결부분(clamp connection)이 없다. 미국 동부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돋고 특히 동남부 지방에서 많이 돋는다. 7월에서 10월에 걸쳐 죽은 참나무나 소나무 그루터기 주변에서 돋는데, 특히 죽은 참나무 주변에서 많이 돋는 부생/기생균 버섯이다. 어릴 때는 맛이 좋지만 성균이 되면 질기고 맛도 없다. 그래서 보통 한 시간 정도 삶아야 한다고 한다.

미국 동부지역에서 돋는 꽃송이버섯은 더 두껍고 또 질기다.

 글을 쓰는 사람은 네 곳에서 주로 죽은 참나무 근처에 돋은 여러 송이를 만났지만 성균이라 그런지 그 어느 것도 질겨서 먹을 수 없었다. 학명 spathulata란 “숟갈 모양의”(Spoon-shaped)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돋는 S. crispa와 비교하여 그 꽃잎(갓)이 더 크고 물결모양이 비교적 규칙적이며, 육질이 좀 더 두껍다.

2. Sparassis radicata Weir 1917

이 꽃송이버섯은 그 부채꼴 꽃잎(갓)이 불규칙하게 많이 곱슬곱슬하다. 특징은 균사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꺽쇠모양의 연결부분이 존재한다. 이 버섯은 흔히 S. crispa와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S. crispa보다 그 꽃송이가 약간 더 크고, S. spathulata 꽃잎보다는 약간 더 작으며, 부채꼴 꽃잎이 가지 없는 원통형 대에서 돋아난다. 이 버섯은 8월에서 12월에 걸쳐 미국 서부지역, 테네시 주 스모키 마운틴, 조지아 주에서 침엽수 그루터기 주변에서 돋는 역시 부생/기생균 버섯으로 식용할 수 있다.

3. Sparassis crispa(Wulf.)Fr. 1821

이 꽃송이버섯은 주로 유럽에서 돋고 미동부지역, 즉 매사추세츠와 조지아 주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돋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꽃송이버섯 역시 균사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꺽쇠모양의 연결부분이 존재하고, 부채꼴 꽃잎이 반복하여 갈라진 짧은 분지로부터 돋아 자란다. S. spathulata와 비교하여 그 꽃잎이 약간 더 작고 얇으며 더 많은 불규칙한 물결모양의 굴곡을 가지고 더 곱슬곱슬하다. 8월에서 12월에 걸쳐 침엽수 그루터기 주변에 돋는 역시 식용버섯이다.

위에 북미에서 돋는 3종류 외에
4. Sparassis brevipes는 북부 유럽에서 돋고 균사세포의 꺽쇠 연결부분이 없다.
5. Sparassis miniensis는 스페인 서북지역에서 돋고 꺽쇠 연결부분이 없다.
6. Sparassis cystidiosa는 태국에서 돋고 꺽쇠 연결부분이 있다.
7. Sparassis latifolia는 중국과 일본에서 돋고 역시 꺽쇠 연결부분이 있다.
그리고 아직 설명되지 아니한 한 종류가 호주에서 돋는 것이라고 한다.

꽃송이버섯류는 전 세계적으로 돋으며 갈색부후균으로 부생균이자 기생균이어서 살아있는 나무의 뿌리썩음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씹는 맛과 감촉이 좋은 식용버섯이자 항암성이 높은 약용버섯으로 알려지면서 인공재배에도 성공하여 그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버섯이기도 하다. 꽃송이버섯은 한국에서 재배하기도 하며 널리 잘 알려진 약용버섯이라 이 글에서는 서양에 알려진 몇 가지 약리작용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이 꽃송이버섯은 참나무 밑동 근처에서 돋았다.

꽃송이버섯의 화학성분

Sarassol(항균, 항진균 성분)
꽃송이버섯 1g당 벤조산 또는 안식향산(benzoic acid) 348 마이크로그램, 카페인산(caffeic acid) 18 마이크로그램, narigenin 36 마이크로그램, quercitin 24 마이크로그램, p-coumaric acid 38g이 들어 있고, 그 밖에도 xanthoangetol과 4-hydroxyderricin이 들어 있다.


꽃송이버섯의 의학적 약리작용

항균 작용: sparassol성분은 항진균, 항균 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종류의 바실루스속(屬 bacillus)의 세균(細菌)들에 대한 억제작용이 있다. 일찍이 이 성분은 1923년 Flack라는 분이 분리해 낸 다음 이름을 붙인 것으로 가장 초기의 결정체(crystalline) 항생제 가운데 하나이다. 1945년 Robbins 등과 1947년 Hervey가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억제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혔고, 2002년 C. Keller 등이 고초균, 대장균에 대한 억제작용을 입증하였다.

항종양 작용: 꽃송이버섯의 베타 글루칸과 다당류는 항종양 작용이 있어 sarcoma 180과 Ehrlich 복수암에 대한 100% 억제율을 보여준다고 한다. 일본의 오노 등은 2003년 베타 글루칸 추출물이 인체 암 예방에 적용할 수 있다 하였고, 2009년 야마모토 등은 폐암 세포 억제에 좋다고 하였다. Petrova 등은 2005년 유방암 억제 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혔고 또 다른 이는 위암 억제에 좋다고 하였다. 그 밖에 한국에서도 여러분들이 같은 항종양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 꽃송이버섯은 아직 덜 피어난 것이다.

항진균 작용: 꽃송이버섯의 항진균 성분은 sparassol, ScI, ScII 등이다. 특히 ScI과 ScII 성분은 클라도스포리움 쿠쿠메리눔(Cladosporium cucumerinum)에 대한 억제 작용이 있다고 한다. 클라도스포리움(cladosporium)은 불완전 균류(菌類)의 하나로 보통 흙 속에 널리 분포하며, 부패한 동식물, 축축한 벽, 섬유나 공업 제품 따위에 생기는데 식품을 오염하기도 하는 균이라고 한다. 또 꽃송이버섯의 뜨거운 물 추출물은 HIV 바이러스를 50% 넘게 억제한다고 한다.

혈압강하 작용: 꽃송이버섯의 xanthoangetol 성분은 혈압강하 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뇌혈관 장애를 개선하여 뇌졸중과 고혈압 방지에 사용할 수 있다.

혈당저하 작용: 꽃송이버섯을 그냥 먹기만 하여도 당뇨로 말미암는 손상 장애 치료를 높여줄 수 있다고 한다. 또 꽃송이버섯이 혈중 당도를 낮추어 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바 있으나 아직 미국에서는 상업적 치료제가 생산되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많이 피어난 꽃송이버섯. 미국 동부지역에서 돋는 것은 한국에서 돋는 것과 그 모양이 다소 다르다.

꽃송이버섯 지구 다시 살리기에 이용

꽃송이버섯은 중금속 가운데 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있어서 비소로 오염된 지역을 정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William Light and Mary Woehrel, "Clarification of the Nomenclatural Confusion of the Genus Sparassis[Polyporales:Sparassidaceae] in North America," Fungi, Vol.2, No. 4, Fall 2009, pp.10-15.

Robert Rogers, The Fungal Pharmacy: The Complete Guide to Medicinal Mushrooms and Lichens of North America, Berkeley, Calif.: North Atlantic Press, 2011, pp. 385-389.

박완희, 이호득, 한국 약용버섯 도감, 서울: 교학사, 2003(재판), 456쪽.
박완희, 이지헌 공저, 새로운 한국의 버섯, 서울: 교학사, 2011, 3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