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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공기, 그 미묘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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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조건에서 사소할 듯 보이는 햇빛과 공기 활용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생생한 수도작의 현장을 소개한다. (순천 현영수)

햇빛과 공기와 물의 조화에 의해서 광합성이 이뤄지고 이 광합성의 총량이 많을수록 다수확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작물의 광합성총량을 늘리는 포괄적인 선택보다는 단위면적당 많이 심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본다.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평당 60주, 모당 3~4개를 심은 벼를 위에서 찍은 사진 (A)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평당 70주, 모당 10~13개를 심은 논을 위에서 찍은 사진 (B), A와 B의 미묘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필자는 순천의 현영수님의 유기농 수도작 포장을 2년간 거의 매주 방문하여 벼의 일생을 비디오 동영상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부족하나마 이 자료를 근간으로 현영수님의 수도작에 대한 종합 다규멘터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번 주부터는 마이크로(접사) 렌즈까지 동원하여 이삭이 성장하는 과정을 아주 정밀하게 촬영할 계획이다.

벼농사는 모 농사!!
과연 단위면적당 많이 심는 것으로 다수확이 가능할까 현재 일반적인 수도작에서 모를 평당 70~80주를 심고 있다. 그리고 한 모당 10~12개가 기본이다. 그러나 현영수님이 몇 년째 시도하고 있는 방법은 평당 50~60주, 모당 3~4개 이다. 현영수님은 벼농사는 모 농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 농사가 다수확과 병해방지에 근간이 된다는 것이다.

모를 잘 키우고 잘 심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모를 건강하게 키워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구체적으로 모가 성장과정에서 충분한 햇빛과 공기를 취할 수 있게 해야 된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현영수님의 포장과 고랑 하나를 두고 있는 수도작 재배 농가가 있다. 이 농가 역시 유기재배이고 기비의 활용, 방제기법 등 거의 기술적으로 동일한 과정을 통해서 유기농을 하고 있다.

작년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을 하여 자닮에 기사화했었는데 올해 찾은 포장, 전과 다름없이 기술적으로 거의 동일한 과정을 통해 관리되는 포장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현영수님의 유기농포장과 바로 옆의 유기농포장의 상황은 극과 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평당 모를 60주 심은 유기재배 수도작 포장 (A)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모를 평당 70주 심은 포장 (B)

햇빛과 공기가 다수확의 근간이다!
옆의 유기농 포장은 동일하게 키워진 모를 평당 70주 가까이 심었고 모당 10~13개 정도를 심었다.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농사를 해마다 보면서도 끝내 모 수를 줄이는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옆의 포장에 유효분얼수를 현영수님과 함께 헤아려본다. 대략 한 주당 23개 내외의 유효분얼 수를 보이고 있다. 현영수님의 포장은 약 17개 정도의 유효분얼을 보인다.

유효분얼의 수 23개와 17개 차이가 곧 다수확의 차이를 반영할까 숫자로는 많은 23개로 유효분얼된 가지는 이삭을 맺기도 어려울 정도로 아주 연약한 상태이지만 17개로 유효분얼된 가지들은 사람의 새끼 손가락과 맘먹을 정도의 굵기를 가지고 있다. 현영수님은 연약한 유효분얼 수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건강한 유효분얼이어야 개당 110개 이상의 이삭을 달고 완전미의 수율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나친 과다 분얼이 햇빛과 공기를 차단하여 수확량을 급감시키고 병해도 유발하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다. 23개 유효분얼을 보이고 있는 유기농 포장의 상태는 처참했다. 문고병이 와서 줄기가 사그라져가고 있었고 포기를 벌리니 이화명충으로 꽉 차 있었다. 바로 옆 포장인 현영수님의 벼에서는 문고병이란 거의 볼 수도 없었고 이화명충은 간간이 보이지만 그 피해는 거의 눈으로 확인 할 수 없었다. 이 차이는 어떤 차이일까?

햇빛과 공기, 그 자체가 강력한 천연농약이다!
현영수님의 유기농 수도작 포장에서 보듯이 햇빛과 공기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노력이 균도 막고 충도 견디게 한다.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 이지만 아직도 많은 친환경 농민들이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잘못된 교육으로 균과 충은 자재로만 잡어야 하고 잡을 수 있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지 못한다. 그 잘못된 교육들은 작물에서 환경이 가장 중요함을 가르치는데 인색하다.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나온 가지 거의 모두가 유효분얼 상태가 약 17개 정도의 유효분얼을, 그리고 이화명충이나 문고병의 피해가 거의 없다. (A)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유효분얼수는 20개가 넘어가지만 모두 부실한 상태이며 문고병이 심하고 이화명충에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있다. (B)

수도작만 햇빛과 공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작물이 다 마찬가지이다. 농업의 고수는 물을 소중히 다루고 햇빛과 공기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토양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여 시비량 조차도 최소화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작물생장에 95%를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95%를 좌우하는 햇빛과 공기와 물이 작물의 수확량은 물론 품질도 높이고, 더 나아가 작물의 건강성을 높여 병해의 피해를 근원적으로 방지하는 천연농약의 역할까지도 해내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풀려나가는 것이다.

중국의 거식재배는
수년 전에 중국 흑룡강성을 가서 엄청난 충격을 먹었었다. 우리로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벼 재배방법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를 단 한 개만 심는다. 그리고 3줄을 심은 다음 한 줄을 비워두고 다시 두 줄을 심는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거식재배라고 한다.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서 이렇게 심는 것이 가장 미질도 좋고, 다수확도 되고, 비용도 안 들고, 병해도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필자는 여기서 농업의 본질을 생생히 체감했다. 그들은 벼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바로 잡고 있었다. 다름아닌 햇빛과 공기, 그것이다. 핵심을 실천에 옮기고 그들은 가장 최소의 비용, 최소의 투입으로 최고를 얻어내고 있었다.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순천의 현영수님, 님을 매주 마주하는 것, 어느새 중독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유기농 과수농가는
지난 3개월 전 일본 아오모리 유기재배 사과농가를 견학했다. 일본 친환경농업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다. 사과의 맛과 향이 탁월해서 2년 이상 주문이 몰려있다는 얘기를 한다. 유기재배 20년 경력의 기무라님은 단지 식초 방제 7차례, 완전한 무투입으로 유기재배 사과를 재배하고 있었다. 기무라님의 사과가 인정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내 다른 친환경재배 농가들과 비교될 수 없는 탁월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인기가 가능했을까 얘기를 들어보면 아주 간단하다. 적극적인 초생재배, 연간 봄과 가을만 예취를 하여 토양에 유기물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유지하고, 햇빛과 공기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기무라님은 나무의 가지가 맞부딪히거나 잎사귀와 잎사귀가 비벼지는 상태에서 무농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재식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전정을 주의 깊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과수원에 무거운 기계를 절대 들이지 않는다고…..

농업의 도[道], 바로 도법자연(道法自然)이다.
진정한 과학영농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천혜(天惠), 바로 햇빛과 공기, 물, 흙을 잘 활용하는 것이 바로 최고 수준의 과학영농, 고수의 반열이다. 그러나 과학영농과 친환경농업을 지도하는 일부는 농업의 중심에 ‘자재’를 두고 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진정한 길이 아니다. 이것이 한국농업을 세계 최하위권의 농업국가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www.jadam.kr 2008-08-18 [ 조영상 ]
분얼된 가지의 굵기가 새끼 손가락과 맘먹는다. 햇빛과 공기의 힘! 그리고 병해에도 아주 강한 벼로 성장되고 있다.

햇빛과 공기의 그 위력 앞에 우리는 늘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해야 마땅하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데, 품질과 저장성을 높이는데, 균과 충을 제어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연구의 종착점의 자리에 늘 햇빛과 공기가 있다. 생명의 시작이다.

<동영상 보기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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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08-08-18 13: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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