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의 신비(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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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장 흔하고 가장 맛이 좋으며 누구나 가장 먼저 쉽게 알게 되어 즐겨 채취 식용하고 있는 느타리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 또는 그 뒤까지 기후조건만 맞으면 연중 내내 돋는데 그 모두를 아울러 느타리버섯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그런데 조금 눈여겨 살펴보면 그 돋는 시기와 숙주 혹은 기주나무(host tree)에 따라 대 여섯 종류가 있다.
허지만 그 공통된 특징들을 먼저 열거해 보면 우선 느타리버섯은 죽은 나무나 또는 땅 속에 묻힌 죽은 나무뿌리에서 돋는 부생균이라는 점이다. 갓 색깔은 대체로 하얗고 깨끗한 흰색에서 크림색이다. 또 가장 큰 특징은 그 주름살이 대 부분의 아래쪽까지 길게 내리붙는 내린주름살이고 그 대가 우산처럼 갓 한 가운데 있는 중심생이 아니고 대가 갓의 가운데로부터 옆으로 벗어난 편심생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야생버섯을 만나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인 식용여부에서 느타리는 맛좋은 식용버섯이다. 그렇다면 왜 구지 느타리버섯을 구별하여 말할 필요가 있는가 그것은 우선 버섯을 좋아하는 사람의 지적 호기심이 발동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그 돋는 시기와 돋는 나무의 차이를 알면 변하는 기후에 따라 언제 어디서 느타리를 채취하여 즐길 수 있는지 좋은 정보를 얻을 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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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타리는 많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식용으로도 약용으로도 우수한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콩이나 채소가 공급하는 단백질과 맞먹을 만큼 고기를 제외하고 가장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함수탄소가 적고 지방이 5%미만인데다가 섬유질이 풍부하여 비만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또 가장 쉽게 재배하는 버섯이다. 여러 중요한 광물질, 이를테면 마그네슘, 철, 아연, 망간과 비타민 D의 우수한 공급원이 된다. 인간의 면역체계와 협력하여 면역을 강화하고 염증을 방지해 주며 암세포 성장을 막아 줄뿐만 아니라 나쁜 콜레스톨 흡수를 막아준다. 그래서 심장 순환계통의 건강을 위해서도 우수한 식품이다. 최근 정보에 따르면 느타리버섯이 쓰레기 처리장의 골칫거리인 아기 기저귀의 주재료인 셀루로스 90%를 두 달 안에 분해 흡수할 수 있다는 멕시코 시티 메틀로폴리탄 대학교의 연구보고가 있다. 거기다가 이 느타리버섯 식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1. 봄 느타리(Spring 또는 Aspen Oyster. Pleurotus popul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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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5월에서 6월, 또는 서늘한 지역에서는 7월까지 서 있거나 쓰러져 있는 죽은 사시나무포플러나 포플러 계통의 활엽수에 돋는다. 살아있는 나무라 하여도 죽은 가지가 붙어 있거나 나무의 일부가 썩어 있을 경우 그곳에도 돋는다. 흰색에서 크림색을 띄고 있기 때문에 늦봄 암회색 죽은 나무 위에 돋아 쉽게 눈에 띈다. 한 가지 흠은 마침 벌레가 많은 시기라 벌레가 타기 쉽다. 조직(살)은 일반 느타리보다 더 연하여 식용하기 좋다.
2. 여름 느타리(Summer Oyster. 한국명 산느타리 Pleurotus pulmona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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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느타리도 봄 느타리처럼 엷은 하얀 크림색 갓과 엷은 조직(살)을 가지고 있다. 그 특징은 짧지만 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 유의하여 살펴보아야 한다(사진 참조). 또 다른 특징은 흔히 죽은 단풍나무(maple)나 너도밤나무(beech)에 돋는다는 것이다. 물론 포플러에도 돋기는 하지만 쉽게 봄 느타리와 구분되는 것은 만일 7월 말이나 8월 여름에 돋았다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여름 느타리(산느타리) 버섯이다. 여름 느타리(산느타리)도 돋으면 상당히 많이 돋는다.
3. 가을 느타리(Fall Oyster. Pleurotus ostre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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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느타리가 우리가 말하는 일반 느타리로 대체로 10월 중순부터 돋는데 서늘한 지역에서는 더 일찍 돋을 수도 있다. 요즈음은 지구 온난화로 말미암아 날씨가 더 덥기 때문에 11월에 가서야 돋는다. 이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11월 하순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전후에 비가 많이 오면 돋아도 엄청나게 많이 돋는다. 대는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짧고 엷은 갈색에서 회갈색, 회색을 가진 버섯이 중중첩첩 겹쳐서 다발로 돋는다. 처음에 갓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려 있으나 자라면서 편평해지고 갓 가장자리가 물결치듯 굴곡이 생긴다. 주름은 흰색에서 약간 회색을 띄기도 하고 차차 엷은 갈색으로 된다. 주로 단풍나무와 튤립 포플러에 돋고 물론 다른 활엽수는 물론 경우에 따라 침엽수에도 돋는다. 시기적으로 벌레도 없고 조직(살)도 탄탄하여 그 맛도 기막히게 좋다.
4. 늦가을 느타리(The Late Oyster. 한국명 참부채버섯 Panellus sero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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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느타리는 한국에서 참부채버섯이라고 부르는데 느타리버섯처럼 겹겹이 다발로 돋는 것은 비슷하지만 때때로 단생하는 수도 있고 우선 그 색깔이 느타리와 다르다. 갓은 느타리보다 작고 올리브색이 섞인 노란색에서 황록색이어서 전체적으로 초록색 감이 있고 주름살도 누르스럼 한 것이 특징이다. 또 그 특징은 대가 길지는 않으나 마치 접는 부채처럼 생겨서 주름살과 대가 확연히 구분되어 부채 끝에 둥그렇게 동심원 부분이 분명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유균일 때 갓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려 있다. 대체로 9월 말에서 11월에 걸쳐 돋는데 이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10월 말 11월에 가서야 돋는다. 활엽수 그루터기나 쓰러진 통나무 위에 돋는데 특히 개울가나 비교적 습한 곳에 잘 돋는다.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에 잘 돋고 때때로 죽은 침엽수 통나무에도 돋는다. 습하면 갓이 몹시 미끄럽고 조직이 질긴 편이어서 식용하려면 많이 삶아야 한다. 그러나 그 맛은 일반 느타리에 비교하여 훨씬 떨어진다. 찌개 끓일 때 넣어 먹으면 다른 식재료 맛과 어울려 고기처럼 씹는 촉감으로 먹을 수 있다.
5. 느티만가닥버섯(Elm Oyster. Hypsizygus tessulatus 또는 ulma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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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타리버섯 비슷하게 갓과 대가 흰색에서 크림색을 가지고 있으나 그 대가 갓 중앙에 붙은 중심생이고 주름살도 대에 붙은형이며 내린주름살이 아니다. 이 버섯은 가을에 단풍나무나 너도밤나무 또 느릅나무에 돋고 다른 활엽수 가운데 특히 네군도단풍나무(box elder)에 단생 또는 몇 송이가 함께 돋는다. 또 살아있는 나무에도 돋는다. 단단한 대는 중심생 갓을 떠받치기 위하여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흔히 굽어 있고 나무 높은 곳에 돋는 것도 그 특징이다. 역시 식용버섯이지만 그 조직(살)이 다소 질긴 편이다.
6. 넓은옆버섯(Angel Wings, Pleurocybella porrig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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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섯의 가장 큰 특징은 죽은 침엽수 위에 돋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죽은 삼나무 위에도 돋고, 이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특히 많이 썩어 습기가 많은 침엽수인 쓰가나무(Eastern Hemlock. Tsga canadensis) 위에 많이 돋는다. 특히 쓰가나무의 리그닌(lignins)이라는 성분을 분해 흡수하여 자라기 때문에 그 성장이 아주 더디다. 자실체가 작고 얇은 것도 그 특징이다. 아주 얇은 흰색 갓에 주름살은 내린주름살이다. 얼핏 보면 느타리버섯의 유균처럼 보인다.
이 넓은옆버섯은 오랫동안 식용해 왔고 한국 버섯 도감에 보면 맛좋은 식용버섯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2004년 일본에서 14명의 노인들이 이 버섯을 먹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대부분 버섯 애호가들이 식용버섯 목록에서 제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에서 이 버섯을 먹고 사망한 사람들은 신장에 문제가 있던 노인들이었고 그들 가운데 투석 치료 중인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느타리의 이웃이다. 위에 열거한 느타리의 이웃들 말고도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있지만 글이 길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기로 한다. @
참고문헌:
Greg A. Marley, "The Oyster Mushrooms of the Northeast US," Mushroom: The Journal of Wild Mushrooming, Issue 105, Vol.27, No. 4-Vol. 28, No. 1, Fall 2009-Winter 2010, pp. 9-12, 22-23.
기사입력시간 : 2011-08-19 18: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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