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의 신비(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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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높이 받쳐 들고
나를 비운다
잎 떨어뜨린 겨울나무처럼
비인 가슴과 가슴이 만나야‘
서로 채울 수 있다고
한 해의 아픈 기억들을
한 해의 슬픔들을 쏟아내고
내일의 웃음을 담아낸다
온통 죽임으로 얼룩진 세상
어둡고 습한 그늘에서
생명 싸개로 피어난 꽃
찌끼도 좋다고
이웃이 먼저 살아야
내가 산다고
잔 높이 받쳐 들고
햇살을 담아낸다
잔 높이 비워 들고
마침내
습기 어린 입김 불어 넣으면
생명 씨앗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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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5-12-24 23:09:51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기자, 다른기사보기<저작권자 © 자닮,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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