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의 신비(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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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성을 가진 독우산광대버섯이다. Amanita virosa. 영어속명 Destroying Angel. 미국 동부지역에는 여름과 가을에 숲속 땅 위에 심심치 않게 많이 돋고 있다. 광대버섯 줄기에 턱받이[고리 ring]와 줄기 밑에 컵받침[대주머니 volva]가 보인다.)
정말 개가 독버섯을 먹을까요?
미국 알래스카에서 생긴 일입니다. 97년 7월 중순부터 개집 주변에 크고 아름다운 붉은 색깔을 가진 광대버섯(Amanita muscaria)이 상당히 많이 돋고 있었습니다. 9개월 된 알래스카 썰매 끄는 개가 버섯을 입에 물고 있어서 야단을 쳤습니다. 많이 경계했는데도 불구하고, 7월 27일 오후 네 시 반경 개가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두 시간 반이나 여기저기 길이나 숲 속을 찾아보았지만 헛일이었습니다. 저녁 일곱 시나 되어서 약 쿼터 마일 떨어진 이웃집 바깥 마루 위에 비트적거리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급히 달려가 보니, 개는 잘 일어설 수도 없고 걷지도 못합니다. 눈이 크게 확장되어 있고, 군침을 질질 흘리면서, 호흡이 빠르고, 심장이 몹시 빠르게 뛰고 있었습니다. 틀림없이 광대버섯을 먹은 것이 분명합니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또 먹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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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버섯. 3송이 Amanita muscaria. Fly Agaric. 미국 동부지역에 돋는 것은 이 사진처럼 색깔이 노랗다.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이보텐산[Ibotenic acid]과 무시몰[Muscimol]이라는 독성을 가지고 있고, 많이 먹으면 위험하다. 파리를 마비시키는 살충성분을 가지고 있다.)
개를 트럭에 싣고 75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동물 병원 응급실로 달려갈 때, 개는 안절부절못하고, 달리는 트럭 한 구석에 배를 깔고 웅크리고 누워서, 계속 낑낑거립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반 혼수상태에 빠져서 걸을 수도 없고, 눈동자를 굴릴 수도 없는 상태에다가, 호흡이 몹시 빠릅니다. 체온은 102도(개의 정상체온이랍니다)였고, 맥박은 일분에 220번이나 뛰고 있었습니다. 즉시 아포모르핀(Apomorphine)을 투여하였는데, 토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줌내기와 피 속의 독을 제거하기 위하여 링거 주사를 놓으면서, 발작을 방지하고 중추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발리움(Valium)을 먹였습니다. 튜브를 목안에 넣어 산소가 통하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위세척 결과 여러 조각의 버섯과 개밥이 나왔습니다. 튜브를 통해 뱃속에 숯가루를 집어넣어서 아직 흡수되지 않은 독을 빨아내도록 하였습니다. 뇌가 붓는 것을 막기 위해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먹이고, 암피실린(Ampicillin)도 먹였습니다. 오줌을 빼내는 관을 방광에 넣어 독이 남아있는 오줌을 뽑아내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응급처치를 행한 뒤에, 밤에 또 한 병의 링거주사를 놓은 뒤, 발리움을 한 번 더 먹였습니다. 밤을 지내고 아침 6시가 되자 개의 정신이 들었습니다. 아침 8시에 응급실로부터 일반 병실로 옮겨 경과를 보기 위해 종일 병실에 있었습니다. 그 사이 숯가루를 한 번 더 먹였고, 비정상적인 증상이 있나 관찰했습니다. 종일 지내는 동안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저녁 6시에 퇴원했습니다.
이 일로 온 식구들과 개를 발견하여 알려 준 이웃집 식구들도 모두 크게 놀랐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광대버섯이 돋아나는 대로 뽑아버리거나, 쓴 사과 물을 버섯 위에 뿌려서 먹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집에 울타리를 쳐서 개가 숲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혹시 개가 또다시 독버섯을 먹는 경우를 대비하여, 집에 구토제(嘔吐劑) 하이드로겐 페록사이드(Hydrogen peroxide)를 상비약으로 갖추어 두면 좋을 줄 압니다. 개는 잘 지내고 있으나, 여전히 버섯에 유혹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겨울에 쌓인 눈을 헤집고 얼어붙은 묵은 버섯을 파내는 것을 봅니다. 아무래도 이 개를 Truffle(전설적으로 사람 정력에 좋다는 버섯이다. 땅속에 감자모양 돋는 버섯인데, 유럽에서는 이 버섯요리가 무척 인기가 있어서, 1파운드에 500-1000불을 호가(呼價)한다고 한다. 이 버섯에서 암퇘지의 암내를 피우는 까닭에 돼지들이 이 버섯을 파먹는 것을 이용하여 땅 속에서 찾아 캐낸다고 한다. 요사이는 개를 훈련시켜 찾는다고 한다.) 버섯 캐는 사람에게 빌려주어, 땅속에서 그 버섯을 찾게 하여, 최소한 동물의사 비용이라도 뽑아야 될 것 같습니다. (이상 Eagle River, Alaska에 사는 Blanche Tinius 라는 분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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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광대버섯이 소나무 밑에 여기 저기 많이 돋아 있었다.)
이 알래스카 개가 먹은 광대버섯(Amanita muscaria)은 영어속명으로 Fly Agaric이라고도 부르는 버섯입니다. 이 버섯을 밥에 섞거나, 서양에서는 우유에 섞어 두면, 파리가 와서 빨아먹고 죽기 때문에 붙인 이름입니다. 이 버섯은 뉴저지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를 포함한 동북부 지방에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 서부지방에서 돋는 것은 갓 색깔이 아주 예쁜 빨간색 바탕에 흰 사마귀점이 붙어있지만, 동부지역에서 돋는 것은 오렌지 색 섞인 노란색을 띄운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많이 먹으면 위험합니다만,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독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버섯을 환각제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을 독살하기 위하여 이 버섯을 악용한다는 민간설화에 많이 나오는 버섯입니다. 또 무당들이 종교의식(宗敎儀式)을 행할 때, 신내림(降神) 현상을 일으키기 위하여 옛날부터 사용해 온 버섯입니다. 전쟁 마당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이 버섯을 먹였다는 설화가 있기도 한 재미있는 독버섯입니다.
그러면 왜 개가 버섯을 먹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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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버섯은 맛 좋은 식용버섯이지만 절대로 생식하면 안 된다.)
가축들 가운데 개의 버섯중독 이야기가 제일 흔합니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 애견가들이 들으시면 놀랄 일인데, 버섯중독 현상을 연구하기 위하여 과학자들이 주로 개를 실험대상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다른 작은 동물들도 실험대상에 오르지만, 독버섯에 대한 생리적 중독반응과 그 치료효과를 심도 있게 연구하자면, 개가 제일 좋다는 것입니다. 쥐나 그 밖의 동물보다 개의 중독반응이 생리적으로 사람의 중독반응과 가장 흡사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토끼나 쥐는 중독 현상으로 토하는 것이 드물지만, 개는 사람과 비슷해서 버섯중독 현상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증상인 구토현상(嘔吐現狀)을 보이기 때문에, 자연히 개를 실험대상으로 삼게 됩니다. 아마 개를 길러 보신 분들은 가끔씩 개가 토하는 것을 보아서 아실 것입니다.
개는 풀을 뜯어먹는 기호(嗜好)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일 집 주변에서 보지 못하던 커다란 버섯들이 많이 돋아 있다면 그것을 뜯어먹는 것이 당연합니다. 더구나 다 아시는 사실이지만, 개의 본성 가운데 무엇이든 냄새를 맡는다든가 무조건 입에 무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관심을 끄는 물체를 만나면 일단 입에 뭅니다. 개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말씀 드릴 필요도 없이 먹을거리 아닙니까 한 참 자라느라고 기운이 넘치는 활동적인 강아지이면 더 더욱 무엇이든 입에 물고 그냥 놓아두는 것이 없습니다. 사람도 아기 시절에는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입에 갖다 넣지 않습니까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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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덕다리버섯이 죽은 지 상당히 오래된 나무 등걸에 돋아있다. 이 버섯도 날로 먹으면 안 된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개는 특별히 풀을 잘 뜯어 입에 넣습니다. 자연히 잔디나 풀밭에 돋아있는 눈에 뜨이는 버섯을 지나칠 이유가 있습니까 어제만 해도 눈에 보이지 않던 버섯들이 하룻밤 사이에 잔디나 풀밭 위에 여기저기 돋아있다면, 개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어 다니는 어린 아기가 무엇이든지 손에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듯, 개도 마찬가지여서 자연히 버섯을 뜯어먹을 확률이 많고, 그 버섯이 독버섯이라면 당연히 중독됩니다. 특별히 개가 뜯어먹는 버섯은 날것입니다. 버섯을 날것으로 먹는 경우 중독 될 확률이 더 많다는 것은 버섯에 대하여 좀 아는 사람이라면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식용버섯 가운데도, 예를 들자면 뽕나무버섯(Armillariella mellea, Honey Mushroom) 같은 것은, 이 글을 쓰는 사람도 가을이면 많이 채취해서 먹습니다만, 날로 먹으면 중독됩니다. 곰보버섯(Morchella)이나 붉은덕다리버섯(Laetiporus sulphureus, Chicken Mushroom), 그리고 주름버섯(Agaricus) 종류 가운데도 날로 먹으면 중독되는 것이 있습니다. 중독증상으로 가장 쉽게 나타나는 것이 토하는 것입니다. 강아지나 어린 아기는 다 자란 성견(成犬)이나 어른이 중독되는 것 보다 그 증상이 더욱 심한 것은, 몸의 크기와 버섯 섭취량 사이에 상관 비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같은 양의 버섯을 강아지와 큰 개가 먹었다면, 강아지의 중독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말씀입니다. 자연히 강아지의 치명적 중독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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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버섯도 날로 먹으면 중독된다. 잘 익혀 먹어야 한다.)
버섯중독에 대한 동물의사들의 인식은 어떠한가요?
2008년 봄 최근 소식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귀여운 강아지 세 마리가 개집 주변에서 돋는 광대버섯 종류를 먹고 죽었답니다. 개 주인은 즉시 수의사를 찾아 응급치료를 받도록 하였으나, 독버섯에 대하여 거의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물론 개의 죽음에서 받은 충격 때문이었겠지만 흥분상태에서 개주인은 온 라인 여기저기 개의 죽음에 대한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자기 사는 지역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 강아지들이 먹은 버섯은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북미버섯학회 독버섯중독에 관한 전문가인 마이클(Michael Beug)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이클은 즉시 개 주인에게 답하기를 온 라인에 그 사실을 알리려면 올바른 정보를 올리라고 하면서, 그 버섯은 알광대버섯이 아니라 마귀광대버섯(Amanita pantherina)이렀다고 고쳐 알려 주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강아지들을 치료한 수의사는 치료 교과서에 적힌 대로 치료절차에 따라 치료하였으나, 불행하게도 그 교과서가 잘못된 것이었기 때문에 강아지들을 살릴 수도 있었는데 잘못해서 모두 죽였다는 것입니다. 아트로핀(atropine) 치료는 자칫 증상을 격화할 수도 있는데 그 치료를 행하였고, 수의사와 개 주인은 광대버섯 중독증상에 뒤 따라 오는 콤마상태의 깊은 잠을 오인하여 개들이 죽어가고 있는 줄 알고 안락사 시켰다는 것입니다. 아트로핀 치료를 하지 않고 콤마상태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면 그 강아지들을 살릴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독버섯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일반대중들에게는 물론 의학 전문가들에게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음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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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인 Jack-O-Lantern [필자 임시이름: 할로윈호박색화경버섯}이 어느 한인교회 주변 잔디밭에 여기저기 돋아 있다.)
개가 독버섯에 중독되어 생명을 잃거나, 심한 고생을 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독버섯 중독 경우와 아주 흡사합니다. 사람의 독버섯 중독 케이스는 자주 보고 되기도 하고, 어떤 종류의 버섯이며, 어떤 증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치료했는지, 그 기록도 잘 보존되지만, 개의 경우는 그렇지 못합니다. 보고된 예도 드물고, 그 심각성이 많이 인식되고 있지도 못합니다. 사람의 독버섯 중독에 대해서는 연구도 많이 하고, 각 병원의 응급실에는 응급치료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독극물통제소(Poison Control Center)는 병원 응급실의 문의에 제공할 수 있는 독버섯에 관한 많은 정보를 늘 대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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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성하게 피어난 할로윈호박색화경버섯, Jack-O-Lantern. 심한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그러나 개의 독버섯 중독에 관해서는 이러한 정보들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못하답니다. 미국의 동물의사 교육과정을 보면, 4년 대학과정과 4년 수련의 과정 가운데, 동물의 버섯중독에 관해서는 고작 30분 강의시간이 할당된다고 합니다. 그것도 대부분 버섯에 관하여 전문가도 아닌 선생이, 그저 수박 겉핥기식의 강의로 끝난다고 합니다. 그것도 독풀이나 독 있는 식물에 관한 강의에 곁들여서 언급될 정도랍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가축들이 유독성 식물로 말미암아 중독되는 예는 허다하지만, 독버섯에 중독되는 예는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개의 버섯중독에 대하여 소홀해서야 되겠습니까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드문 한 케이스라도 제대로 처치하기 위해서 준비는 해두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동물의사들도 계실 터인데, 참고삼아 독버섯의 종류와 사진, 독의 종류와 중독증상, 그리고 독 종류에 따른 치료법 등을 아주 자세히 설명하면서, 특별히 의사들이 속히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따로 책면의 색깔을 구분해서 편집해 넣은 부분(quick reference)이 있는 좋은 책이 있어서 여기 소개해 드립니다. 저자 자신이 병리학 의사(Pathologist)이십니다.
Denis R. Benjamin, Mushrooms: Poison and Panaceas, New York:
W. H. Freeman and Co., 1995.
개가 먹고 중독 될 가능성이 있는 독버섯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미 말씀드린 대로 개는 코앞에 있는 흥미를 끄는 물건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다가가서, 냄새를 맡아보고, 입에 덥석 뭅니다. 특별히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나게 생긴 커다란 대상물을 만난다면 지나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풀밭에 하룻밤 사이에 크게 돋아나는 버섯을 보고 개가 가만두지 못합니다. 이러한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섯들 가운데, 주름버섯(Agaricus) 종류와 이미 말씀드린 바 있는 광대버섯(Amanita) 종류, 그리고 갓버섯 가운데 초록색포자를 가지고 있는 흰갈대버섯(Chlorophyllum molybdites)이 있습니다. 특별히 이 세 종류의 버섯은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어디나 흔하게 돋습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지난 20여 년간 관찰해 본 결과,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등 동북부 지역에 광범위하게 돋고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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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갈대버섯. 독성을 가지고 있는 갓버섯의 한 종류이다. 인가 근처나 학교 주변 또는 공원주변에도 많이 돋는다.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독버섯이다.)
주름버섯(Agaricus)속(屬) 가운데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시장에서 늘 사다먹는 양송이(Agaricus bisporus)나, 커다란 Portobella(이것 역시 학명은 양송이 Agaricus bisporus와 같음)와 같은 종류입니다. 이 두 종류야 인공 재배하는 것이고 또 날로 먹어도 괜찮은 식용버섯이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버섯 종류 가운데 이른 봄에 돋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 여름에 잔디 풀밭 위에 여기 저기 많이 돋습니다. 필라델피아 근교에서는 여름에 워싱턴 메모리얼 파크 묘지에 갔더니 잔디 위에 수없이 많이 돋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갓(cap)이 대체로 희고, 대(stalk 줄기)에 턱받이(ring)이가 있으며, 대 밑동에 대주머니(volva 컵받침)는 없습니다. 늙어감에 따라 차츰 갈색으로 변하고, 갓 밑의 주름(gill)색깔이 초콜릿 색깔입니다. 동부지역 보다 미국 서부지역에 갈색주름 버섯 가운데 독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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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등산로에 맹독버섯인 독우산광대버섯이 여기 저기 돋아 있다. 개를 데리고 걷다 보면 개가 이 버섯들을 뜯어 먹을 염려가 있다. )
주름버섯은 덜 걱정되지만, 주름버섯과 모양이 아주 흡사한 초록색포자 갓버섯인 흰갈대버섯(Chlorophyllum molybdites, 영어속명 Green-Spored Lepiota)은 중독되면 치명적인 것은 아니나, 심한 구토와 배앓이를 겪게 됩니다. 뉴저지 체리힐 지역에서는 매년 7월이나 8월 더운 여름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진 다음 집 주변 풀밭 위에 여기저기 많이 돋습니다. 8월 하순 콜로라도 덴버에 사는 친구 집에 갔더니, 바로 집 뒤뜰 울타리 안 잔디밭에도 돋아 있어서 경고를 주었습니다. 갓이 큰 것은 어른 손바닥 편 것만큼 크고 탐스럽습니다. 역시 갓은 희지만 갓 표면에 갈색 사마귀점이 붙어있는 것과, 주름색깔이 엷은 초록색을 띄고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대에 턱받이(ring)가 있고 주름버섯과 똑같이 대 밑동에 대주머니는 없습니다. 이 독버섯은 쉽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버섯 갓을 뒤집어 보면 주름 있는 곳의 포자색깔이 엷은 초록색(연두색)입니다. 아주 흔한 탐스러운 독버섯입니다.
가장 위험한 독버섯은 역시 광대버섯(Amanita)종류입니다. 이 글 첫머리에 말씀드린 파리를 잡는 광대버섯 외에도 여러 종류가 미국 어디서나 돋는데, 그 가운데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은 한 송이만 먹어도 어른이 일주일 안에 간과 콩팥의 기능이 완전 정지되어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맹독버섯입니다. 개가 중독되어 죽는 경우도 이 버섯 때문입니다. 미국 서부지방에서 종종 신문에 보도되는 아시아계 사람들의 버섯 중독사(死) 소식의 주인공이 바로 이 독버섯입니다.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도, 그렇게 흔하지는 않지만, 버섯 돋기에 알 맞는 시기와 기후 조건에 따라서 가끔 만나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본인은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대신 독우산광대버섯(Amanita virosa) 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어디서나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면 광대버섯의 생김새는 줄기(대)에 턱받이(ring)가 있고, 대 밑동에 대주머니(컵받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버섯을 조사하거나 채취할 때, 갓만 칼로 벤다든지, 손으로 뜯어 오면 안 됩니다. 대 밑뿌리가 묻힌 땅 속 까지 잘 파내야 합니다. 특히 대 밑뿌리 근처에 대주머니가 있는 것이 큰 특징이기 때문에 반드시 대 밑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치명적인 맹독을 가지고 있는 알광대버섯은 갓 표면이 엷은 올리브 초록색을 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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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광대버섯)
위의 알광대버섯과 똑같이 치명적인 맹독을 가지고 있는 독우산광대버섯(Amanita virosa)은 전체 색깔이 아주 희고 깨끗한 먹음직스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지역에서 해마다 만납니다. 인가근처에서는 많이 만나지 못했지만, 숲 속에는 잘 돋습니다. 무더기로 돋지는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산생(散生)합니다. 마귀광대버섯(Amanita pantheria)은 해마다 7월경 아주 흔하게 집 주변에 돋습니다. 특히 봄에 비가 많이 왔던 98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인가근처나 공원에서 어른 손바닥만 하게 큰 것을 수도 없이 많이 돋았다고 합니다. 이 버섯도 맹독 버섯인데, 생김새는 일반 광대버섯의 모양을 다 갖추고 있고, 특징은 버섯전체 색깔이 진한 갈색이며, 갈색 바탕 갓 표면 위에 흰 사마귀점이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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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듬마귀광대버섯, Amanita pantherina var. multisquamosa(Pk.) Jenkins. 또는 Amanita cothurunata. 영어속명 Booted Amanita. 미 동부지역에 참나무와 소나무가 섞여 있는 혼합림 숲속 땅위에 주로 많이 돋는다. 마귀광대버섯의 일종으로 같은 독성을 지녔을 것이라고 한다. 역시 이보텐산과 무시몰이라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
광대버섯은 특별히 바늘잎나무(소나무나 전나무 같은 침엽수 針葉樹) 밑 땅 위에 돋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 돋아날 때 우리가 사다먹는 양송이버섯과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에 사람도 매우 조심하여야 합니다. 돋는 시기는 대체로 여름과 가을에 걸쳐 돋지만, 뉴저지나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지역에서는 특별히 가을 10월경에 제일 많이 돋습니다. 그 밖에도 노란비늘광대버섯도 참 많이 돋습니다. 노란색 바탕 갓 표면에 역시 노란색 사마귀점이 붙어 있습니다. 광대버섯은 종류도 많고 또 대부분 독버섯이고 거기다가 치명적인 맹독버섯이 많기 때문에, 개들이 아예 근접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사람도 매우 주의해야 하며, 함부로 야생버섯을 따서 잡수실 엄두도 내지 마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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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비늘광대버섯[필자 임시이름] Amanita flavoconica. 영어속명 Yellow Patches. 미 동부지역에 많고 여름과 가을 즉 6월부터 9월에 걸쳐 가장 오래 많이 돋는다. 특히 쓰가나무 Eastern Hemlock 밑에 여기 저기 많이 산생한다.)
그 다음으로 집 주변이나 인가 근처 공원 숲 속에서 흔히 돋는 버섯 가운데, 뽕나무버섯(Armillariella mellea, Honey mushroom)과 뽕나무버섯부치(Armillariella tabescens, Ringless Honey Mushroom)가 있습니다. 이 버섯들은 앞서 잠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맛좋은 식용버섯이지만 날로 먹으면 중독되기 때문에 여기 다시 말씀드립니다. 특히 인가근처 숲 속 죽은 나무 등걸이나 집 잔디 위에 무성하게 많이 돋는 뽕나무버섯부치는 동부지역에서 대체로 8-9월 비 온 뒤에 무더기 다발로 돋습니다. 뽕나무버섯이 줄기에 턱받이(ring)있는데 비하여, 모든 생김새는 똑같지만 뽕나무버섯부치는 줄기에 턱받이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뽕나무 버섯은 땅위에서도 돋지만, 특별히 죽은 참나무(Oak)를 가운데 두고 밑동 근처에 뺑 돌아가며 무성하게 돋습니다. 생 표고버섯처럼 생긴 짙은 갈색을 띄우는 것도 있고, 아주 노란색에 갓 중앙부에 무수한 갈색 바늘 침이 돋아 있습니다. 그 색깔이 노란 꿀 색깔 같다 해서 영어 속명으로 Honey Mushroom이라고 부릅니다. 폴란드에서 온 사람들은 뽀삥끼라고 부릅니다. 생장(生長)조건이 좋으면 온 산이 이 버섯으로 덮여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돋습니다. 시기는 뽕나무버섯부치 보다 약간 늦은 9월에서 10월에 돋는 가을버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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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버섯부치. 이 버섯은 뽕나무버섯과 모든 모습이 똑같지만 영어 속명 Ringless Honey Mushroom이라는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줄기에 고리(ring)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택가 주변 죽은 나무뿌리가 묻혀 있는 땅위에 무성하게 여기 저기 많이 돋는다. 역시 날로 먹으면 중독된다.)
이상 열거한 버섯들은 대체로 집 주변에서 많이 돋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 밖에도 끈적버섯(Cortinarius) 종류에도 맹독버섯이 있고, 지역에 따라서 마귀곰보버섯(Gyromitra)도 맹독버섯인데, 인가근처에는 드물기 때문에 멀리 공원이나 야외에 개를 데리고 나가셨을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사랑하는 한 식구인 개가 혹시라도 독버섯에 중독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미주진도개사육인협회[Jindo Club of America, Inc.]의 기관지 "우리집 진도개"에 실렸던 글을 다소 수정한 것이다. 이 미주진도개사육인협회는 전 세계에 한국의 진돗개를 국견으로 알리기 위하여 결성된 단체이다.)
기사입력시간 : 2008-08-05 0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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